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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소비자가 美 헬스케어 시장 주도… 애플·월마트·텔레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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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헬스케어 산업이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관련 미국 상장기업이 새 투자처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비싼 의료보험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영향으로 병원을 방문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IT 기술을 활용한 의료서비스를 통해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대형 IT기업과 대형마트, 원격의료 서비스기업 수요가 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금융사 UBS는 이 같은 현상을 ‘헬스케어의 소비자화’라고 정의하며 앞으로 이 시장이 6000억달러(720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선비즈

4세대 애플워치를 착용한 채 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 /애플 제공



5일 UBS와 국내 증권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헬스케어의 소비자화로 수혜가 예상되는 곳으로 대형 IT기업들이 꼽힌다. 구글과 애플, 아마존 등은 소비자 친화적인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해왔다. 건강정보 수집 플랫폼 ‘구글핏’을 운영 중인 구글은 헬스케어 인공지능(AI) 앱을 개발해 본격적인 의료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애플은 헬스케어 산업에서 또다른 이익창출을 낼 수 있는 개인정보 보호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다. 아이폰과 애플워치로 데이터를 수집해 자체 개발 건강정보 플랫폼 ‘헬스킷’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이미 갖추고 있고 브랜드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2018년 JP 모건, 버크셔 해서웨이와 헬스케어 기업 헤븐(Heaven)을 설립, 처방의약품 우편 배송 기업 필팩(PillPack)을 인수해 약가 마진을 낮추고 배송기간을 단축해 소매시장 개혁에 나서고 있다.

대형 유통사들도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들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월마트는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 헬스케어 센터를 열고 치과치료, 의료상담, 엑스레이 촬영, 건강검진 등 실제로 병원에서 받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북미 최대 가전 판매업체인 베스트바이는 헬스케어 관련 전자기기 수요가 늘면서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최초 원격의료 서비스 기업 텔레닥(Teladoc)은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원격의료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혜를 보고 있다. 텔레닥은 24시간 인터넷, 화상통화, 채팅을 통해 환자를 의사와 연결해주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텔레닥의 주가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두 배 넘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에도 IT기술을 활용해 헬스케어를 받으려는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UBS는 "미국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 의료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의료 비용은 계속 오르고 있어 소비자 중심의 헬스케어 산업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코로나 영향으로 이런 흐름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했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헬스케어 산업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송용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이 승리하면 오바마케어(전국민 의료보험)를 잇는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약가 인하 압력은 있겠지만 오바마케어의 취지는 의료비용을 줄여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 친화적인 헬스케어 산업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기자(sea_throug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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