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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N번방의 시초' 손정우 사건

“사법부가 아동 성착취 부추겨”… 손정우 판결 들끓는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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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美송환 불허’ 거센 후폭풍 / “강영수 판사, 대법관 후보 박탈” / 靑청원 하루 만에 37만명 동의 / NYT 등 외신들도 비판적 보도 / 서지현 “법원 결정문 다 틀렸다”

세계일보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 씨가 6일 오후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를 만들어 운영한 손정우(24)씨의 미국 송환을 불허한 법원의 결정을 두고 7일 국내외에서 거센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검찰이 청구한 범죄인 인도를 허가하지 않은 ‘강영수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의 대법관 후보 자격 박탈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글은 하루 만에 청와대 답변 기준 동의 인원인 20만명을 훌쩍 넘는 37만명을 기록했다.

법무부 양성평등정책특별자문관 서지현 검사는 법원의 결정문이 모두 틀렸다며 비판적 의견을 제시했다. 서 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원의) 결정문을 읽고 화가 났다 슬펐다 절망했다 욕을 했다 눈물이 났다를 무한 반복했다”며 “과연 희망이라는 게 있기는 한 걸까. 결정문을 두 눈 부릅뜨고 보시라. 처음부터 끝까지 틀렸다. 한 글자도 안 맞아. 이 법원아”라고 적었다.

외신들도 이번 결정에 비판적인 보도를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손씨의 미국 인도가 성범죄 억제에 도움을 줄 거라고 기대했던 한국의 아동 포르노 반대 단체들에 커다란 실망감을 줬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방송의 로라 비커 서울특파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에서 달걀 18개를 훔친 4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는 기사를 첨부하며 “한국 검사들은 배가 고파 달걀을 훔친 남성에게 18개월 형을 요구한다. 이것은 세계 최대 아동 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한 손씨와 똑같은 형량”이라고 풍자했다.

세계일보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씨의 신병을 인도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절한 법원 결정에 'N번방 강력처벌 촉구시위 eNd(엔드)'팀이 7일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 앞에서는 재판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윤서연 여성의 당 공동대표는 “보호를 받아야 하는 자국민은 성범죄자가 아닌 피해 아동이라는 사실을 국가가 외면했다”며 “사법부가 n번방 사태와 같은 제2, 제3의 아동 성착취 범죄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십대여성인권센터도 논평을 내고 “손정우에 대한 미 법무부의 송환 요구에 응하라는 국민들의 열망은 사대주의도 주권국가를 포기하라는 의미도 아니며 성범죄자를 제대로 처벌하라는 요구”라며 “이번 불허 결정으로 한국은 전 세계의 디지털 성범죄자들에게 도피처이자 천국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4월27일 만기 출소 예정이었던 손씨는 미 법무부가 강제 인도를 요구하면서 출소를 못하고 있다가 전날 서울고법의 인도 불허 결정으로 석방됐다.

박지원·정지혜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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