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지난 5월25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의 무릎에 짓눌린 모습. 미니애폴리스｜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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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5일 미국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마지막 순간이 공개됐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은 플로이드 사망에 연루된 경찰관들의 보디캠 녹취록이 공개됐다며 플로이드의 마지막 말과 경찰들의 대화를 공개했다. 이같은 내용은 플로이드 진압 현장에 있던 경찰관 토마스 레인이 법정에 제출한 당시의 바디캠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

녹취록을 보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 체포 당시 플로이드는 현장에 출동한 토머스 레인에게 “제가 뭘 잘못했죠 경찰관님”,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미안합니다”는 말을 반복했다. 경찰 총에 맞은 적이 있다며 “제발 쏘지 마세요”라는 애원도 했다. 레인은 “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다른 경찰과 함께 플로이드에게 수갑을 채우려 다가갔다. 플로이드는 저항했다. “폐쇄공포증이 있다”, “무섭다”, “죽을 것 같다”, “날 죽일거야 날 죽일거야”라고 고함치며 경찰차에 타길 거부했다.

그때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짓눌렀던 선임 경찰 데릭 쇼빈이 나타났다. 쇼빈은 경찰차 안에서 몸부림을 치다 다쳐 피 흘리던 플로이드를 밖으로 끌어내라고 지시했다. 그리고는 플로이드를 바닥에 엎드리게 했고, 자신의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을 짓눌렀다.

플로이드는 “숨을 못 쉬겠다”는 말을 20차례 이상 반복했다. 쇼빈은 “그만 말해. 그만 소리쳐. 그러면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하잖아”라고 말했다. “아직 말을 할 수 있는 걸 보니 죽지는 않겠네”라고도 했다.

플로이드의 등과 발을 잡고 있었던 토머스 레인은 “다리를 올리는 게 어떨까, 괜찮은 건가. 목을 누르고 있는 무릎 위치를 바꿀 필요가 있다”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쇼빈은 ”그냥 냅둬“라며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 플로이드가 정신을 잃어가는 것처럼 보이자 레인은 말리려했지만 쇼빈은 “그래서 지금 구급차가 오고 있는 것”이라며 계속 목을 눌렀다.

플로이드는 의식을 잃어가며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자식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쇼빈은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있다”고 핀잔을 줬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연루돼 기소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전직 경찰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데릭 쇼빈, 투 타오, 토머스 레인, 알렉산더 킹.｜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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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녹취록은 플로이드 살인 공모 혐의로 기소된 레인이 자신은 플로이드 사망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기 위해 바디캠 녹취록을 법원에 제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레인 측 변호인은 쇼빈은 신입 경찰관들의 훈육관이었고 레인 또한 그가 말하는 것을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고 주장했다.

쇼빈은 2급 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현장에 함께 있던 레인, 알렉산더 킹, 투 타오 등 3명의 경찰관은 공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레인과 킹은 지난달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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