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언론 불안감 해소 나서…싼샤댐 건설 등 방재 능력 향상
홍수 지역에서 고무보트 타고 피신하는 중국인 |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에서 창장(長江·양쯔강) 유역 등 남방 지역에 한 달 넘게 계속된 폭우로 1998년 대홍수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와 언론은 4천명 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던 22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불안을 가라앉히려 애쓰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14일 '1998년 홍수의 재현 가능성은 작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창장에 있는 세계 최대의 싼샤(三峽)댐을 비롯한 프로젝트와 긴급대응 기제 강화 덕분에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은 적을 것이며 1998년 시나리오는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응급관리부 산하 국가재난감소위원회 위원인 가오젠궈는 1998년 대홍수 이후 중국의 홍수 피해 방지 수준이 높아졌다고 신문에 말했다.
중국 각지는 제방을 높게 쌓고 강둑 공원 형태의 범람 구역을 만들었다. 또 제방을 철과 콘크리트로 강화했고 첨단기술 감지기로 제방 안의 약한 부분도 찾아낼 수 있게 됐다고 가오 위원은 덧붙였다.
정궈광(鄭國光) 응급관리부 부부장(차관)도 전날 국무원 기자회견에서 1998년 이후 당과 정부가 홍수 피해 방지 건설사업을 크게 중시했다면서 "현재 홍수 피해 방지 능력은 1998년보다 훨씬 향상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상 측면에서도 낙관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1998년에는 비가 북상했다가 다시 창장 중하류로 내려와 8월 하순까지 오래 계속됐지만, 지금은 당시처럼 집중호우가 2개월씩 계속될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신경보에 따르면 예젠춘(葉建春) 수리부(水利部) 부부장도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포양호의 일부 관측점 수위가 1998년보다 높지만 창장 중하류 주요 관측점 수위는 1998년보다 낮다고 말했다.
경계 수위 넘어선 중국 우한 양쯔강 |
창장 유역의 6월 1일∼7월 9일 평균 강수량은 369.9㎜로 대홍수가 있었던 1998년 같은 기간보다 54.8㎜ 많았지만, 당시보다 수위가 높지 않은 것은 싼샤댐의 조절 역할 덕분으로 분석된다.
1998년 창장 유역 등지의 대홍수로 중국에서는 2억2천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4천150명이 사망했다. 직접 경제 손실은 1천660억 위안(약 28조6천억원)에 이른다. 당시 방재 작업에 투입된 군인들이 목까지 차오르는 강물에서 인간 제방을 만들기도 했다.
올해는 장시(江西)와 안후이(安徽), 후베이(湖北), 후난(湖南) 등지에서 3천789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141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주택 2만8천채가 파손되고 농경지 353만2천헥타르가 물에 잠겼으며, 직접 경제손실은 822억3천만위안(약 14조1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방재 작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중국 최대 담수호인 포양호에서는 제방에 생긴 127m짜리 틈이 83시간 만에 메워졌다. 포양호는 홍수로 수위가 급격히 높아져 면적이 평소보다 20% 넓은 4천206㎢로 늘어났다.
군인과 무장 경찰도 방재 작업에 대거 투입됐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동부 지역에 투입된 인민해방군 병사는 7천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3천800명은 포양호 유역인 장시(江西)성의 주장시와 포양현에서 제방 보강과 주민 대피 작업 등을 하고 있다. 안후이(安徽)성 퉁링시에는 1천여명이 투입됐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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