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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수돗물 유충 사태

인천 '수돗물 유충' 붉은 깔따구 추정...공업용수로도 못 쓰는 물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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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일대 민원.... 알레르기성 천식, 아토피 등 유발
한국일보

13일 오후 인천 서구 검암동 한 빌라에 공급된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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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일대에 공급되는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은 붉은 깔따구의 애벌레로 추정됐다. '수돗물 유충'이 확인된 서구 당하동, 원당동, 왕길동 외에 청라국제도시, 검단에서도 수돗물 유충이 나왔다는 주장이 지역 맘카페를 중심으로 퍼졌으나 관계당국은 "공식적으로 접수된 민원은 없었다"고 밝혔다.

인천 상수도사업본부와 서부수도사업소 측은 14일 "수돗물 유충은 육안으로 봤을 때 붉은 깔따구 유충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정확한 것은 조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짙은 붉은색을 띠고 실지렁이와 유사하게 생긴 깔따구 유충은 공업용수로도 쓸 수 없는 4급수 수준의 오염된 물에서도 살 수 있어 물이 얼마나 오염됐는지 가늠할 수 있는 수질오염 지표종 중 하나다. 깔따구는 알레르기성 천식, 아토피, 비염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돗물 유충 민원은 지난 9일 서구 왕길동 한 빌라에서 최초로 접수된 이후 전날까지 서구 당하동, 원당동 등에서 10여건이 접수됐다. 실제 조사를 거쳐 수돗물 유충이 확인된 경우는 10건이다. 이들 지역은 공촌정수장에서 직접 수돗물이 공급되는 빌라 지역이다. 그러나 이후 서구지역 맘카페 등에는 수도꼭지에 설치한 필터나 컵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글과 사진이 잇따라 올라왔다.

서구 청라국제도시 주민이라고 밝힌 한 글쓴이는 '아이에게 양치를 시키기 위해 컵에 수돗물을 받았는데 실 같은 유충이 있었다. 구충제라도 사서 먹여야 겠다'고 적었다. 서구 마전동, 검단동, 검암동, 원당동, 경서동 등 다른 지역에 거주한다고 밝힌 다른 글쓴이들도 수도꼭지나 샤워기에 설치한 필터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수돗물 유충이 발견되지 않은 가정에서도 생수를 사다가 아이를 씻기거나 정수기 사용을 중단하는 등 불안해하고 있다. 한 주민은 "지난해 붉은 수돗물에 이어 이번에는 유충"이라며 "불안해서 수돗물을 못 쓰겠다"고 말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수돗물 유충이 기온이 오르는 여름철 물탱크나 싱크대와 같은 고인 물이 있는 곳에서 발생하는 유충으로 추정할 뿐 정확한 발생 경위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본부 측은 수돗물 유충 민원이 발생한 왕길동(7,845세대), 당하동(1만5,999세대), 원당동(4,418세대) 등 2만8,262세대에 대해 수돗물 직접 음용 자제를 당부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왕길동과 당하동, 원당동, 검암동, 마전동에 있는 유치원과 초중고 급식을 중단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환경청과 함께 원인 분석에 들어갔으며 전날 오후 11시쯤 정수 처리 공정 과정을 전환하는 등 만약의 수돗물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생한 가정에 대해서는 2, 3시간 간격으로 계량기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본부 측은 "유충이 발생한 세대 등은 서부수도사업소로 신청하면 미추홀참물(페트병 수돗물)을 지원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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