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진혜원 대구지검 형사4부 부부장검사(45·사법연수원 34기)는 자신의 SNS에 '권력형 성범죄'라는 제목의 글에 "자수합니다. 몇 년 전 (그때 권력기관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 같다) 종로에 있는 갤러리에 갔다가 평소 존경하던 분을 발견했다"고 했다. 또 "냅다 달려가서 덥석 팔짱을 끼는 방법으로 성인 남성 두 분을 동시에 추행했다"며 박 시장과 팔짱을 끼고 찍은 사진을 올렸다. 자신이 박 시장의 팔짱을 낌으로써 강제 추행을 했다는 뜻이다.
이어 "증거도 제출하겠다. 페미니스트인 제가 추행했다고 말했으니 추행이다. 권력형 다중 성범죄다"라고 주장했다. 또 "팔짱 끼는 것도 추행이에요?"라며, "여자가 추행이라고 주장하면 추행이라니까!"라고 장난섞인 어투로 자문자답했다. 박 전 시장을 고소한 피해자를 조롱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날은 피해자의 법률대리인과 여성단체들이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을 촉구한 기자회견이 열린 날이다.
그는 "현 상태에서 본인(피해자)이 주장하는 내용과 관련해 실체진실을 확인하는 방법은 여론 재판이 아니라, 유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해서 판결문을 공개하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또 "'여론재판'은 '고소장만 내주세요,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해요' 집단이 두루 연맹을 맺고 있어 자기 비용이 전혀 안 들고, 진실일 필요도 없다는 점"이라고 했다. 피해자의 기자회견이 박 시장에 대한 '여론재판'을 의도하고 있다고 치부하는 셈이다.
진 부부장검사는 약 한시간뒤 올린 다른 글에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거론하며 "여성은 남성 상사와 진정으로 사랑해도 성폭력 피해자일 뿐 '사랑하는 사이'가 될 수 없는 성적 자기결정 무능력자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를 성폭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월이 확정됐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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