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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故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故 최숙현 가해자들 재심 신청? 예상했다… 인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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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사망 관련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규봉(왼쪽부터) 감독, 장윤정 선수, 김도환 선수.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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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최숙현 선수에 대한 가혹행위 혐의로 중징계를 받았던 이들이 재심 신청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피해자들은 예상했던 일이라며 가해자들의 뻔뻔한 모습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과거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팀 소속이었던 A씨는 15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가해자들의 재심 신청에 대해 "(그들이)재심을 신청할 줄 알았다"며 "실제로 (재심 신청을 한다고 하니까) 역시 인간이 아니구나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 A씨 역시 김 감독 등에게 폭행ㆍ폭언 피해를 입었던 또 다른 피해자다.

앞서 김 감독, 장윤정, 김도환은 재심 신청 기한 마지막날이던 지난 14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이메일로 재심 신청서를 제출했다. 6일 최 선수에 대한 가해 행위로 대한철인3종협회로부터 받은 징계에 불복한다는 의미였다. 당시 김 감독과 장윤정은 영구 제명, 김도환은 자격정지 10년을 통보 받았다.

A씨는 "예상은 한 일이지만, 정말 양심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김 감독에게 폭행ㆍ폭언 피해를 입었던 B씨도 "전혀 예상 못한 일은 아니었지만, 잘못이 명백한 만큼 이렇게까지 인정 않고 (사안을) 질질 끌고 갈 줄은 몰랐다"며 "최소한의 사람이라면 인정할 줄 알았다"고 했다.

B씨는 "성질이 불같고 다혈질인 김 감독의 특성상, 재심을 신청하려면 정말 빠르게 결정했을 것"이라며 "(재심 신청) 마지막 날에야 신청한 것을 보면 변호사의 조언이 아닐까 싶다"고 분석했다.

김 감독의 횡포에 운동선수의 꿈을 접었던 C씨는 "어렸을 때부터 가르쳤던 제자이자 함께했던 후배를 죽음으로 몰고 가놓고, 어른으로서 미안함이나 책임감 없이 처벌을 피하려고만 하는 모습이 정말 문제"라며 "죄를 지었으면 책임을 지고 떠나야 하는데, 참 뻔뻔하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

고 최숙현 선수에 고개숙인 김도환 선수와 사과문. 경주시체육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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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죄했던 김도환의 행동에 대해서도 의심했다. 김도환은 경북 성주군 추모공원을 찾아 최 선수의 영정 앞에서 고개 숙여 사과했다. 자필 사과문을 쓰고, 이를 경주시체육회가 공개하기도 했다. 김도환은 사죄 여부와 관계 없이 자격정지 10년이란 처벌이 무겁다는 의미에서 재심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김도환의 사과는) 벌을 좀 덜 받으려고 했던 사과 같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재심 결과도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예측한다. B씨는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며 "재심을 신청한다 해도, 있던 죄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없던 죄를 만든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들은 벌을 반드시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는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재심을 열 예정이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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