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군 병원에 설치된 코로나19 의료센터에서 육군 태스크포스 의료진이 16일(현지시간) 감염자 치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휴스턴 |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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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갈수록 무섭게 확산되고 있는 미국 텍사스주의 한 카운티에서 돌이 지나지 않은 아기들 85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CNN방송 등은 18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뉴에세즈 카운티에서 며칠 새 1살 미만 영아 85명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아네트 로드리게스 카운티 보건국장은 “아직 태어나 생일 한번 맞아보지 못한 아기들이 감염됐다, 이 질병이 퍼지는 걸 멈출 수 있게 도와달라”며 주민들에게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아기들이 어떻게 감염됐는지, 어떤 상태인지 등등 구체적인 상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텍사스는 뉴욕, 캘리포니아, 플로리다에 이어 코로나19 집중 발병지역이 되고 있다. 이날 하루 동안에만 텍사스에서 1만158명이 확진을 받았다. 누적 감염자 수는 33만명을 웃돌고, 사망자가 4000명이 넘는다. 텍사스트리뷴은 텍사스주 주민 5명 중 1명이 코로나19가 집중발병하고 있는 ‘레드 존’ 안에 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에세즈 카운티에서도 한동안 확진자 수가 안정세를 유지하더니 이달 들어 급증했다. 34만명이 사는 이 카운티에서 누적 감염자가 8000명이 넘고 90명이 목숨을 잃었다. 급기야 아기들에게까지 전염병이 퍼지고 있다. 현지 언론 텍사스트리뷴은 이미 생후 6개월에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던 영아 한 명이 사망했다고 보건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근래 감염자가 급증한 플로리다의 ‘리틀 트럼프’ 존 드산티스 주지사와 마찬가지로 텍사스의 그레그 애벗 주지사도 공화당에 소속된 보수 정치인이다. 주 보건관리들은 뒤늦게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안전수칙을 강조하고 있으나, 애벗 주지사는 전염병 확산 초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위험성을 과소평가하며 대응을 미뤘다. 플로리다보다 하루 더 늦은 4월 2일에야 주민들의 이동을 금지시켰으나 그나마도 한 달 만에 해제했다. 미국 여러 주들 중에서도 유난히 봉쇄 기간이 짧은 편에 속했다.
주민들에게는 ‘자택대피령’을 내리면서 기업과 상점 등은 영업을 하도록 놔둬서 ‘모순적인 봉쇄’라는 지적을 받았고 공화당 내에서조차 비판이 일었다. 애벗 주지사는 심지어 카운티 당국들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거나 권장하지 못하도록 금지시켰다. 코로나19가 급속히 번지자 이달 들어서야 ‘20명 이상 감염자가 있는 카운티의 주민들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라’는 지침을 발표했다.
허점투성이 대응에 속수무책으로 전염병이 번지자 주의회에서는 “사법당국이라도 나서서 자택대피령을 발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셰일라 잭슨 리 주의회 의원 등은 “주정부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방역수칙을 어기고 있으니, 법원이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서한을 주 법원에 보냈다.
구정은 기자 ttalgi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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