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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사이다 본능' 이재명…차기 대권주자로서 존재감 '뿜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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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 거침없는 엇박자 행보 / 기사회생으로 주목도 높아진 시점, 차기 대권 주자로서 존재감 큰 폭으로 끌어올리려는 의도 / '이낙연 대세론' 꺾기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아

세계일보

이재명 경기지사. 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받자마자 주요 정국 현안에 대해 선명도 높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정치적 생사기로에서 숨겨놨던 이른바 '사이다 본능'을 기다렸다는 듯 분출하는 것을 두고 이낙연 의원에 대한 추격의 고삐를 당기면서 여의도 진출 시기를 앞당기려는 의도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지사는 19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갖고 국민적 관심사인 서울 강남권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훼손"으로 표현하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 지사는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서 아파트 분양권에 당첨되는 걸 로또에 비유하면서 "집값은 못 잡고, 전국적으로 분양 광풍만 일어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린벨트 해제를 공급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당정에 엇박자를 내며 제동을 건 모양새다.

이 지사는 특히 그린벨트 해제 대신 도심 재개발이나 용적률 상향 조정으로 대안으로 거론해 눈길을 끈다.

'재개발', '재건축'은 야당과 보수층이 강조하는 공급책이기 전에 "집을 파시라"는 부동산 정책 기조 아래 금기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 지사의 거침없는 엇박자 행보를 두고 기사회생으로 주목도가 높아진 시점에 차기 대권 주자로서 존재감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지율 선두 이낙연 대세론 꺾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이 지사는 "그분은 엘리트 출신이고 난 변방의 흙수저"라며 이 의원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 연장선에서, 이 지사가 출발 총성을 울린 당권 레이스에 측면 개입한다면 김부겸 전 의원을 지지하거나 묵시적 연대를 모색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그 경우 경기도라는 정치 변두리에서 자연스럽게 여의도 정치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원내 영향력을 배가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이미 이 지사는 지난 18일 여야 국회의원 전원에게 편지를 보내 병원 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를 법제화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오는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와 관련한 토론회에 참석한다. 금배지를 단 적이 없는 그가 의원들 앞에서 어떠한 발언을 내놓을지에 벌써 관심이 쏠린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 경선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19일 김부겸 전 의원은 이재명 지사와의 연대론에 대해 "소탐대실하지 않겠다. 누구와도 만나고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경북 안동 민주당 경북도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은 이재명 지사와의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연대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저는 분명히 제가 당 대표를 하면 임기를 다 채워 (2022년 대선) 경선을 잘 관리해서 누가 (대선 후보로) 나가도 이길 수 있도록 당의 역량을 키우겠다고 약속드렸다"며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지사 두 분 모두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정치공학적인 말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누구와도 만나고 대화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의 이런 언급에 비춰 '김부겸-이재명 연대론'은 열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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