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순영 교수 “유충 먹었다 해도 문제 없이 소화돼”
“유충 발견 전국적 현상은 아닐 것, 설계·관리 문제”
백순영 카톨릭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21일 YTN라디오 ‘출발새아침’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충 때문에 구충제를 먹을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인천 서구 당하동 빌라에 거주한다는 한 주민이 검암맘 카페에 게재한 수돗물 필터 안 벌레 유충 사진. (사진=인천 검암맘 네이버 카페 게시물 캡처) |
백 교수는 “혹시 모르고 (유충을) 먹었다 할지라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며 “우리 몸 안에서 기생충은 증식이 가능하지만, 유충은 기생충이 아니기 때문에 소화기 안에 들어왔을 때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유충도 결국은 단백질인 영양원으로 가기 때문에 문제는 없지만 염려돼서 구충제를 드시는 분도 있는데, 그렇게까지 갈 염려는 없다. 유해, 무해의 문제가 아니고 그것을 알고서 심리적으로 쓸 수 없는 물이 돼버린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이 피부염이나 균을 전파할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성충이 몸에 접촉했을 경우 알레르기성 피부염 등이 일어날 수 있다. 성충은 2~3일, 길어야 4일 정도 살고 사멸하는데, 이 사체들이 건조되고 분말이 돼 공기 중에 떠다니며 꽃가루랑 비슷한 상황이 됐을 때 사람들의 호흡기에 들어오게 되면 알레르기성 천식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유충의 경우 그런 연구가 거의 없다. 유충이 많은 양이 있는 것이 아니고 몇 마리가 만약 우리 몸에 접촉됐다고 할지라도 이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수돗물 유충 사태가 인천에 한정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며 전국적인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적수 수돗물 때문에 인천의 정수장, 특히 공촌정수장에는 고도 정수시설을 마련했다. 거기서 활성탄 여과지, 한 단계 더 나아가면 오존처리를 해야 하는 것인데 오존처리는 돼 있지 않았고, 그 뒤에 붙이다 보니까 여과지가 개봉된 상태로 만들어졌다. 활성탄 여과지는 최종 단계에 있으면서 조금 밀폐된 상태로 돼서 곤충 등이 접근하지 못하게끔 적어도 방충 정도는 해야 했는데, 그 부분이 안 돼 있었기 때문에 공촌정수장의 경우 유충이 활성탄 안에 들어가서 가정의 수도수까지 갈 수 있는 확률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조사를 해보니 정수장에 있었던 물에 있는 유충과 가정에 있는 유충들이 같은 종류였다고 하니 인과관계가 확실하다. 다만 문제는 부평정수장은 고도 정수처리와 오존처리를 하고 있고, 밀폐된 상황인데도 사체가 발견됐다. 정수장, 배수지에서 발견됐다는 건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관리가 잘못된 부분이 분명히 있는 것이다. 면밀한 조사를 해서 원인을 확실히 밝혀내야만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유충이 정수장에서 걸러지지 않고 가정집 수돗물까지 도달한 것에 대해 백 교수는 “일반적으로 그럴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최종 단계라고 할지라도 배수지 다음 단계에도 여과 장치가 있기 때문에 수돗물까지 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인데 관리가 잘못된 부분들이 있다. 공촌정수장의 경우 운영에 있어서도 상당히 잘못된 부분들이 있었다. 더 전문성 있는 인력들이 잘 관리해야 하는데, 공무원들이 자꾸 (인사) 이동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생기기가 어려워 이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