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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김지은 "난 여전히 화형대 위 마녀…박원순 피해자 힘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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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사건' 2년 전과 안 달라져

피해자 보호 위해 수사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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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한 김지은씨.[JTBC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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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전 온라인에서 화형대 위에 사로잡힌 마녀였죠. 언제쯤 이 고통이 끝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씨는 24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바뀌지 않는 현실에 고통받고 있다면서다. 그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보며 "그때의 감정이 올라왔다"며 "가해자가 지닌 위력만큼 피해자가 감내해야 하는 어려움의 크기는 여전히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김씨는 최근 박원순·오거돈 두 전직 시장의 성추문 사건에 대해 "(2년 전) 제가 미투를 했을 때도 위력을 만든 조직 구조의 문제를 들여다보지 않았고, 가해자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하는 일들이 있었다"며 "여전히 조직 내 범죄 사각지대에 피해자가 방치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박원순 사건' 피해자를 보며 "제가 겪었던 상황과 비슷해 안타까웠다"며 "2년 전과 달라지지 않은 현실을 듣는 것이 힘들었고, 하루종일 울다가 며칠을 몸살에 시달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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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 기자회견장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이 질문을 위해 손을 들고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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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박 전 시장에 대한) 개인적인 애도와 권력을 가진 분들의 공식적인 지지는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며 "사건의 실체 규명은 필요하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피해자를 향한 일부 대중의 가혹한 공격을 막기 위해서라도 수사기관의 공정한 수사는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겐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당신 곁에 서겠다. 힘내라"고 응원했다.



"문 대통령 안희정 모친상 조의에 무기력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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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모친 비소가 차려지면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문을 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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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안 전 지사 모친상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권 관계자들이 공식적으로 조의를 표한 것과 관련해 "유죄 판결 뒤에도 변함없는 (안 전 지사의) 위세와 권력의 카르텔 앞에서 두려움과 무기력함을 새삼 다시 느꼈다"며 "(안 전 지사에 대한) 민사소송과 2차 가해에 대한 고발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다른 피해자가 생기는 걸 막기 위해 미투 피해자들을 만나 연대하고 있다"며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가장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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