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포탈·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장 제출

“사리사욕 내려놓고 이스타항공 살리기 위한 책임 다 해야”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와 김유상 경영본부장, 근로자 대표 등이 29일 오후 강서구 본사에서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김 본부장이 대독한 성명서를 통해 자신의 가족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을 모두 회사에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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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이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자녀에게 지분을 편법증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29일 오후 서울남부지검에 이 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고발장을 제출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타항공 창업주로 세금을 회피할 목적으로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편법증여하고, 21대 총선에서 재산신고를 의도적으로 누락한 혐의(조세포탈,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로 고발한다”며 고발이유를 밝혔다.

이날 노조가 제출한 고발장을 보면, 이 의원의 자녀 둘(이원준, 이수지)은 2015년 10월 주식회사 ‘이스타홀딩스’라는 법인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각각 17살과 26살이었던 두 자녀가 지분을 모두 가진 가족회사로 자본금 3천만원에 불과한 실적 없는 회사로 주식가치 또한 1주당 0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설립 2달만에 출처를 알 수 없는 자금 100억원이 들어왔고,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의 주식 524만주(68%)를 사들이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노조는 “이 의원이 사모펀드를 통해 미리 자금을 빌리는 등 비정상적인 과정을 주도해 상속세와 증여세 등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자녀에게 우회적으로 증여했다”고 주장했다.

이스타 항공의 비행기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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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쪽은 이 의원이 21대 총선에 출마하며 부인과 자녀가 소유한 재산을 의도적으로 누락한 혐의도 함께 고발했다. 노조는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가 1억원을 호가하는 포르쉐 차량을 타고 다닌다고 알려졌지만 이 의원이 후보자 등록 당시 직계비속 재산으로 4150만원을 신고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노조는 이 의원이 2003년께 부인과 이혼했지만 전 부인의 거주지가 이 의원의 거주지와 동일한 사실 등을 들어 ‘위장이혼’ 의혹도 제기했다. 노조는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배우자의 재산, 자녀의 재산 일부를 의도적으로 누락 신고해 선거법상 허위사실을 공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노조는 위 내용이 포함된 탈세제보서를 국세청에도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참여연대도 지난 2일 이 의원에 대한 탈세 조사요청서를 국세청에 냈다.

최근 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 선거로 단독 입후보한 이 의원에 대해 노조는 “책임 없는 사람이 민주당 전북도당 대표로 나와 민주당 내에서 공공연하게 인정받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고통을 나눴지만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길거리에 내몰렸다. 이 의원은 사리사욕을 내려놓고 이스타항공을 살리기 위해 책임을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파산위기에 놓인 상태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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