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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슈 대한민국에 떨어진 물폭탄

집중호우로 수해 입은 車 "절대 바로 시동걸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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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대전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30일 오전 대전 서구 정림동 한 아파트에 차량이 침수돼 있다.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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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집중호우로 부산, 경남, 충북 등 전국적으로 수해가 발생하면서 차량 침수 피해도 대거 발생하고 있다. 국내 화재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에만 약 1,400여대의 침수피해가 접수돼, 침수차량 관리법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현대글로비스 중고차 브랜드 오토벨이 제시한 침수차량 예방·관리법에 따르면 집중호우 기간에는 물에 잠길 가능성이 있는 저지대 주차를 피해야 한다. 주차장 안에서는 비상시 차를 바로 견인하거나 나갈 수 있도록 차량 앞면이 출구 쪽으로 향하게 주차하는 것이 좋다.

운전할 때에는 물이 고인 곳을 피해야 한다. 물이 고인 곳에서는 브레이크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 이 때는 브레이크 페달을 2~3회 끊어 밟아 제동해야 한다. 차량이 침수된 상태에서는 시동을 걸지 말아야 한다. 침수 후 엔진을 켜면 엔진과 주요 부품에 물이 들어가 큰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운전 중 차량이 침수되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여유가 있다면 누전을 막기 위해 배터리 연결을 차단하고 차를 안전 지역으로 견인한다. 침수상태로 방치하면 차량의 주요 부품인 엔진이나 변속기에 물이 스며들어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옮긴 뒤에도 절대 시동을 걸어서는 안된다. 시동을 걸면 엔진 내부로 물이 본격적으로 유입된다. 먼저 보닛을 열어 배터리 단자를 분리하는 응급조치를 하고 보험사 긴급 출동을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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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된 부산 최고급 빌딩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슈퍼카.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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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 차는 먼저 전자제어 장치, 엔진 오일, 변속기 오일 등의 오염 여부를 확인해 조금이라도 침수가 확인되면 2~3번 오일을 교환해 준다. 엔진룸과 차내 흙 등 이물질은 압축 공기와 세척제를 이용해 제거한다. 각종 배선은 커넥터를 분리하고 깨끗이 씻어서 말린 뒤 윤활유를 뿌려줘야 한다. 완전 침수 차량을 수리할 때는 정비 업소 선택을 신중히 해야 하며 최소 두세 군데에서 견적을 비교한 뒤 결정하는 게 좋다.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연합 대표는 "침수상태로 방치하면 차량의 주요 부품인 엔진이나 변속기에 물이 스며들어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어 절대 시동을 걸어서는 안된다"며 "침수차는 수리 뒤에도 고장이 잦기 때문에 '정비내역서'와 '영수증'을 보관해야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침수차량은 중고차로 팔리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보험사들은 침수차를 대부분 전손 처리한다. 소비자들은 보험개발원의 자동차이력정보서비스(카히스토리)에서 침수로 인한 수리나 전손 처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침수차는 고장으로 정비업소에서 점검·정비를 하다가 알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며 중고차 성능·상태점검 기록부를 확인하다가 알게 된 경우는 거의 없다. 때문에 침수차량을 구별하는 방법을 알아두면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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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호우가 쏟아진 지난 24일 오전 강원 강릉 시내에서 차량이 침수된 도로를 뚫고 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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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업계에 따르면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 안쪽에 진흙 흔적이나 물때가 있는지 살펴보면 침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또 시가잭이 물에 닿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면봉으로 시가잭 안쪽을 살펴 녹이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모든 창문과 문을 닫고 에어컨과 히터를 작동해 악취 여부를 확인하고 내부 시트에 곰팡이 흔적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이 밖에 차량 내부의 옷걸이, 차량 시트 밑바닥, 운전석과 조수석 펜더 쪽 구멍 등은 일반 소비자들도 진흙이나 물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부분이다.

소비자원은 중고차 구입 시 보험개발원 카히스토리를 통해 침수차 여부를 조회하고 시세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중고차는 가급적 계약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계약서에 침수차로 확인되면 100% 환불한다는 특약을 명기하는 것도 방법이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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