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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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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팔기도 어렵다… 커지는 미·중 '기술 스파이'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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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이상배 특파원] [트럼프 대통령 "틱톡 미국서 금지"…화웨이 제재·영사관 폐쇄 등과 일맥상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 휩싸인 중국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틱톡(TikTok)의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중국은 "미국이 기술을 정치화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틱톡은 미국 사업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에 파는 쪽으로 협상이 진행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에 멈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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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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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틱톡이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 중국에 개인정보를 넘겨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미국인의 정보가 중국에 본사를 둔 모회사와 공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 판매업체인 화웨이가 민간기업으로 위장해 전 세계에 심은 통신망에서 정보를 빼내는 스파이 역할을 한다는 미국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기술과 정보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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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로고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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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금지 압박에 팔려고 했지만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각)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미국 사업 지분을 전량 매각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틱톡 사용을 금지시킬 수 있다고 압박하는 중에 나온 소식이다.

15초 정도의 짧은 동영상을 공유하는 서비스인 틱톡은 중국은 물론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10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내 사용자 계정만 1억6500만개에 달한다. 당초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미국 사업에서 소수 지분이라도 유지하길 원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이마저 포기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하지만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이트댄스가 미국에서 3년간 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늦게 거래에 반대해 마이크로소프트와 해오던 협상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틱톡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만약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미국 사업 지분을 전량 미국 기업에 넘긴다면 미국 틱톡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는 모두 미국 내에서 미국 기업에 의해 관리된다.

중국 측은 틱톡이 미국법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는데도 미국 시장에서 큰 불확실성에 직면했다고 주장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그 근거로 △틱톡을 사용하는 미국 사용자의 데이터는 미국에 저장돼 있고 △데이터센터는 중국외 지역에 위치하며 △이 데이터는 중국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또 지난 5월에는 틱톡이 월트디즈니 출신 미국 사업가를 최고 경영자로 임명한 것도 미국법 준수 노력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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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주재 중국총영사관 내에서 21일 저녁(현지시간) 문서를 태우고 있는 듯 불길이 보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날 총영사관에 '72시간내 폐쇄'를 명령했다. 동영상은 인근 건물 주민이 촬영한 것이다. <사진출처:트위터> 202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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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AP/뉴시스] 중국 쓰촨성 청두의 미국 총영사관 앞에서 26일 시민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총영사관은 27일 폐쇄된다.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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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스파이짓" vs "뒤집어씌우기"

틱톡은 미국과 중국의 기술정보 전쟁이 표면화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화웨이를 비롯한 기술기업에 대한 제재를 진행해오고 있다.

또 미국은 최근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했는데, 중국이 텍사스 지역에 위치한 대형병원 등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백신과 치료제 기술을 빼오려다 적발된 것이 주요한 이유가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한 것과 관련해 "중국의 스파이 활동과 지식재산권 절도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과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고 2050년까지는 세계 최강국이 되겠단 계획을 세웠지만 대다수의 분야에서 미국과의 기술격차가 큰 상황이다.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불하면서 인재를 빨아들이지만 여전히 미국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앞선 기술을 따라잡는 데는 상대방의 기술을 빨리 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국이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기술확보 전략을 펴 왔지만 지금까지 미국이 이를 용인해 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소식통은 "중국이 빠르게 기술적으로 치고 오면서 미국도 기술유출을 더 이상 내버려두긴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기술이나 정보를 둘러싼 양국의 대립은 갈수록 격화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은 세계적으로 약자 괴롭히기를 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틱톡 사업장을 싹쓸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미국이 주장해온 자유시장 정신에 완전히 어긋난 퇴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술을 정치화하는 것은 미국 자신의 경쟁력을 약화 시킬 뿐"이라며 "틱톡과 같은 소셜미디어 앱을 축출함으로써 페이스북과 같은 독점시장을 원치 않는 미국 소비자의 이익이 손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dragong@mt.co.kr, 이상배 특파원 ppark1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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