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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北, 황강댐 방류하면서 통보 안 해…2009년 남북 합의 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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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세 차례 황강댐 방류
남북간 연락선 차단해 통보 안 한 듯
"자연재해 협력까지 이뤄지지 않는 것은 불행"

북한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 방류시 남측에 사전 통보하기로 한 합의를 어기고 통보 없이 방류를 실시한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는 "남북관계가 복원되면 재난·재해 분야에서 남북간 협력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조선비즈

지난 3일 오전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에서 임진강 상류 물이 흘러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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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황강댐 수문 개방과 관련해 "북한이 올해 7월부터 전날까지 세 차례에 걸쳐 방류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 통보 여부에 대해서는 "북한이 수문을 개방하면서 우리 측에 사전 통보 조치를 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북한은 전날 오후 황강댐 수문 일부를 개방해 물을 방류했다. 군과 정보당국은 여러 관측 수단을 통해 황강댐 수문 개방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09년 9월 황강댐 물을 예고 없이 방류해 경기도 연천군 주민 6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같은 해 10월 임진강 수해방지 관련 남북 실무회담에선 북한이 황강댐 방류 시 남측에 사전 통보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6월 대남사업을 대적(對敵)사업으로 전환한다며 남북간 모든 통신·연락선을 차단했고, 이번 황강댐 수문 개방 사실도 남한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합의를 어긴 데 대해 "정부는 남북 간 합의사항은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남북관계가 복원되면 재난·재해 분야에서 남북 간 협력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아갈 것"이라며 "현재 정치·군사적 냉각국면으로 자연재해 협력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황강댐은 현재 위험 수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북한은 집중 호우에 대비해 수위 조절 차원에서 물을 방류한 것으로 관측됐다. 황강댐 수문 개방으로 임진강 하류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전 7시 기준으로 "우리 측 필승교 수위가 2.99m로 우려할만한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부 지역 집중 호우에 따라서 필승교 수위는 어제 새벽 한때 5m 이상 상승했지만 현재는 3m 수준으로 내려간 안정적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손덕호 기자(hueyduc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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