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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온라인 수행평가 범위 넓혔지만 “평가 부담 큰 국영수 제외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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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비 2학기 초중고 운영 방안

교육과정 재구성·교사 협력수업…

출결·평가·기록 모두 유연하게 바꿔

“수업의 질 높일 대안은 잘 안보여”


한겨레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이 3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교육대전환을 위한 6차 대화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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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교육부가 내놓은 2학기 학사운영 방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평가 방식의 개선이다. 등교를 해서 학생들이 평가를 치르는 데만 급급하지 않도록 온라인(동영상) 수행평가 범위를 1학기보다 폭넓게 인정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교육 전문가들은 등교수업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좀 더 과감한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우선 교육부는 학습량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초등·중학교에서 학교와 교사가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도록 8월 말까지 예시 모델을 만들어 안내할 계획이다.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연계해 1학기 때보다 수업의 내실을 다지겠다는 취지다. 교원 여러명이 여러 학생과 함께 수업하는 ‘협력수업’도 유도한다. 원격수업 때 출결에 대한 지침도 더 유연해진다. ‘교과별 차시 단위로 출석을 확인하되 7일 안에 최종 확인한다’는 출결의 기본 원칙은 1학기와 동일하지만, 2학기부턴 출석 확인 방법을 학교 자율로 결정할 수 있게 했다.

집에서 하는 과제형 수행평가는 ‘부모 찬스’ 논란 때문에 올해부터 금지돼 있었으나, 교육부는 원격수업 비중이 높아진 데 따라 집에서 하는 동영상 과제가 인정되는 교과목 범위를 좀 더 넓히기로 했다. 초등학교는 전 과목에, 중학교는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을 제외한 모든 과목, 고등학교는 기초·탐구교과군(국어·영어·수학·한국사·사회·과학)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 허용된다. 1학기 때는 예체능 과목에 한해서만 동영상 등을 제출하면 “교사가 직접 관찰 가능”한 것으로 인정해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었다. 또 중·고등학교의 경우, 지필고사와 수행평가 중 선택해서 실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서는 원격수업 내용만으로 교과별 세부특기사항, 자율·동아리·봉사·진로 활동 등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것도 허용된다. 예컨대 역사탐구반이라는 동아리 활동으로 여성 독립운동가와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면, 교사가 이를 확인해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학사운영 방향에 대해 교육 전문가들은 미흡한 점이 많다고 지적한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1학기 대면수업에서 수행평가와 지필고사를 치르는 데 급급했던 문제가 있었던 만큼 온라인 수행평가 교과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공정성 논란 우려 때문에 평가 부담이 큰 국·영·수 등을 제외한 것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신진용 교육부 교수학습평가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정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중·고등학교의 입시 관련 과목들은 제외했다”고 밝혔다.

지필고사와 수행평가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조처에 대해서도 자칫 학교들이 100% 지필고사를 선택하는 쪽으로 기울어 ‘과정 중심 평가’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는 “이미 1학기에 지필고사 위주로만 평가가 이루어졌는데, 2학기에는 수행평가가 아예 ‘제로’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원격수업의 질을 끌어올릴 구체적인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된다. 김성천 교수는 “각 학교와 교사마다 천차만별인 수업의 질 문제에 대한 대안은 잘 보이질 않는다. 블렌디드 수업 등 다양한 원격수업이 학교 현장에서 보편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학교와 교육청 차원에서의 견인 전략과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짚었다.

한편 교육부는 원격수업 실시에 따른 교육 격차 심화 우려, 돌봄 안전망 등에 대해서는 다음주께 따로 대책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최원형 이유진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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