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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독일 경제, 2022년에야 원상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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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의 경제TalkTalk]

세계 경제 전문가 진단

③ 독일: 아힘 밤바흐 유럽경제연구소(ZEW) 소장

불황·코로나 이중 타격으로 경제 충격

하반기부터 서서히 회복될 듯

재정 지원으로 대량실업은 일단 막아

근로자들 "결국 해고될 것" 불안

독일 GDP(국내총생산)는 지난 1분기에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2.0% 성장하면서 코로나 사태 속에서 선방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2분기 GDP는 -10.1%를 기록하면서 처참한 몰골을 드러냈다. 독일 만하임에 위치한 유럽경제연구소(ZEW)의 아힘 밤바흐(Wambach) 소장은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불황이었던 제조업이 코로나 충격까지 받았다”며 “전세계 이동이 제한되면서 독일 수출이 줄어든 것이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독일 경제는 하반기부터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에 도달하려면 2022년쯤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ZEW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럽경제 관련 연구소 가운데 하나이며, 밤바흐 소장은 2016년부터 이 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독일 출생인 그는 옥스포드 대학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에 다시 경제학을 공부해 독일 에르랑엔뉘렌베르크 대학 경제학 교수가 됐다.

조선일보

아힘 밤바흐 유럽경제연구소(ZEW)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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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 낮지만 결국 대량해고 가능성

Q1. 독일의 2분기 GDP 성장률이 매우 좋지 않게 나왔다. 그 이유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독일 산업은 불황이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사태가 약해진 독일 경제를 강타했다. 독일과 다른 나라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취한 조치로 인해 2분기 독일 경제는 형편없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독일의 모든 학교들은 문을 닫았고, 사람들이 모이는 사업장들도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독일 내부 혹은 외부로의 이동이 여러가지 제한을 받으면서 직접적으로는 여행업에, 간접적으로는 다른 업종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모든 조치들은 독일 내수 감소로 이어졌다. 게다가 유사한 조치들이 다른 나라에서 취해지면서 독일의 수출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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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3분기 이후 독일 경제는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나?

“우리 연구소(ZEW)는 매달 금융회사와 투자기관 소속의 다양한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자본 시장과 경제 활동의 중기 전망치에 대한 조사를 한다. 이 조사 결과 나온 ‘독일 경제 활동 ZEW 지표’에 따르면 독일 GDP성장률은 2분기에 매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뒤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 추세를 보일 것이다. ZEW 지표와 다른 예측치에 근거해 전망해보면 독일 경제의 회복 경로는 깊은 V 자형을 띌 것으로 예상된다. 깊숙히 하강했다가 서서히 회복하는 형태이다. 독일 GDP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은 2022년쯤 될 것이다. 올해 3분기 이후의 전기 대비 GDP 성장률은 플러스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Q3. 경제 정책의 최종 목표는 고용이다. 독일의 고용과 실업 상황은?

“독일의 고용 상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실업률은 최근 몇 달 사이에 5%에서 6%로 약간 상승했을 뿐이다. 정부가 대규모 실업을 막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빠르게 취한 덕이다. 이미 코로나 사태 발발 초기에 조업 단축 근로자의 임금 손실을 정부가 보조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회사가 조업단축 근로자에게 지불하는 임금의 일부를 정부가 부담하게 해 코로나 사태로 타격을 받은 기업이나 사업장이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그러나 우리가 지원금을 받는 조업 단축 근로자에게 물어보니 응답자의 3분의 1이 ‘결국 해고될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조선일보

독일 자동차 회사인 폴크스바겐은 코로나 사태로 자동차 소비 수요가 격감하면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8억 유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은 100억 유로였다./EPA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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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토끼 동시에 쫒는 EU경제회복기금

Q4. 지난달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해 7500억 유로(약 1030조원)의 유럽경제회복기금 조성에 성공했다. 문제점은 없나?

“지난번 EU(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유럽경제회복기금 조성계획이 승인됐다. 이것은 EU 회원국들이 지속적인 코로나 위기에 대항해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기로 의견을 모았음을 의미한다. 또한 정상회의 협의 과정에서 EU 집행기구들이 EU 회원국들의 재정 회복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관해 EU 회원국들 사이에 이견이 있음이 나타났다.

경제 위기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실용적인 접근법이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EU의 실행 계획 가운데 경제 안정을 위한 수단과 회원국 연대를 위한 수단은 서로 분리되어야 한다. 각 수단의 목표나 구성이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안정 수단은 빚이 많은 국가들을 위해 자금을 확보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대 수단은 코로나 위기에 가장 타격을 받은 지역과 부문을 지원해 EU 체제가 유지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더 나아가 경기 진작 프로그램도 있다. 유럽 지역 전체의 수요를 강화하고 현재의 생산능력이 최대한 가동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번에 승인된 EU경제회복기금은 이러한 모든 측면을 어느 정도 감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러가지를 다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한 측면도 제대로 다루지 못할 위험도 있다.”

Q5. 코로나 사태가 세계 정치나 경제 구조에 어떤 변화를 가져 왔나?.

“경제 위기로 인해 여러 국가에서 정치적으로 각자도생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는 점은 우려스럽다. 이와 반대로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이번 코로나 사태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각자도생보다는 수출수입선의 다변화 필요성이 더 중요한 문제로 부각됐다.”

[김기훈 경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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