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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중국, 신인프라건설 정책으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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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의 경제TalkTalk]

세계 경제 전문가 진단

② 중국: 린이푸 베이징대 교수

중국 경제 회복 속도 세계 1위

비결은 넉넉한 정부 재정

향후 회복에는 불확실성 많아

신인프라건설로 일자리 생길 것

조선일보

린이푸 베이징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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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국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 가장 좋은 경제 성적표를 낸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의 올해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전분기에 비해 마이너스 6.8%였으나, 2분기에는 플러스 3.2%로 반전에 성공했다. 가장 먼저 코로나 사태의 충격을 받고 회복도 가장 먼저 되고 있는 중국 경제. 과연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린이푸(林毅夫) 베이징대 교수(신구조경제학연구원장)는 지난 10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에 대해 “다른 선진국보다 재정에 여유가 있어서 재정 자금을 적절히 풀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경제 회복의 관건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 이라며 “앞으로 통신과 IT(정보기술) 분야에서 신인프라 건설(新基建) 작업을 진행하면 고용이 창출되고 경제도 안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린 교수는 세계은행 수석 부총재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이다.

정책 집중이 효과 발휘

Q1. 중국 경제가 1분기에는 전기 대비 10% 하락했지만 2분기에는 11.5%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빠른 회복세를 나타냈다. 현재 중국의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나?

“2020년 상반기 중국경제 성적표는 그리 나쁘지 않다. 당초 예상보다 좋다. 코로나 사태가 전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주면서 대부분 나라의 경제가 모두 하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성적표이다.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낸 나라는 중국 밖에 없다. 쉽게 얻어진 결과는 아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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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비결은 무엇인가?

“중국은 중앙과 지방 정부의 부채 비율이 GDP의 60%가 안된다. 선진국들은 보통 100%가 넘는다. 다른 개도국들도 보통 100%가 넘는다. 덕분에 우리는 적극적인 재정 지출 정책을 사용할 여력이 비교적 충분했다. 이와 동시에 정부는 목표가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거시경제 정책을 사용했다. 세금을 깍아 기업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기업에 금융 지원을 해준 일련의 조치가 효과를 발휘했다. 우리에게 유리한 요소를 직시하고 정책의 집중력을 유지해 나간 것이다.”

Q3. 향후 중국 경제 전망은?

“불확실성이 많지만 중국 경제가 전세계 경제 회복의 주요한 동력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 경제는 앞으로 성장할 여지가 매우 크다. 특히 기술 혁신과 제조업 업그레이드가 일어날 여력이 많다. 예를 들어 스마트 제조, 5G(세대) 이동통신, AI(인공지능) 등 부문에서 중국은 선진국들과 같은 출발선상에 있다. 중국은 내수 시장이 크기 때문에 기술 혁신이 일어나면 그 효과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규모의 경제’를 낼 수 있다.”

Q4. 중국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불확실성이라면 어떤 것인가?

“코로나 사태가 여전히 전세계에서 진행중이다. 그래서 전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미국이 중국 무역과 중국 기업에 대해 가하고 있는 억압도 중국 경제 회복을 불확실하게 하는 요인이다.”

조선일보

중국은 2분기에 빠른 경제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후 회복 속도가 급격히 둔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10일 베이징의 한 수퍼마켓에서 고객이 물건을 사고 있는 모습./EPA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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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과 성장 유지가 관건

Q5. 향후 중국 경제 정책의 초점은 어디에 맞춰지나?

“고용과 지속적 성장이다. 일자리가 있으면 사회가 안정되고 가계 수입도 늘어나며 소비도 살아난다. 그래야 중국의 성장잠재력이 발휘될 수 있다. 그런데 일자리를 만들려면 경제가 성장해야 한다. 경제가 성장하고 기업 투자가 활발해져야 고용 기회도 증가한다. 고용이 늘어나야 산업의 업그레이드와 기술 혁신, 근로자 임금 상승이 이뤄질 수 있다.”

Q6. 구체적으로 어떤 경기회복 대책이 진행중인가?

“중국 정부는 지금 통신과 IT 인프라를 대규모 확충하는 신인프라 건설 계획을 경기부양책으로 추진중이다. 정부와 민간의 투자를 통해 신인프라가 건설되면 중국 경제의 효율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다. 신인프라 건설로 5G(세대) 이동통신 시대가 도래하면 다양한 정보를 빠른 속도로 전달하는 스마트 인터넷이 가능해진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이 만들어지고 고용도 더 많이 창출될 것이다.”

Q7. ‘베이징대학 신구조경제학연구원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는데, 신구조경제학이라는 용어가 생소하게 들린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은 식민지나 반식민지 지위를 벗어났다. 그리고 절대 다수의 국가들이 서구의 발전 경험을 모델로 삼아 공업화와 현대화를 추구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볼 때 선진국 경제 이론을 학습해 선진국을 따라 잡는데 성공한 개도국은 하나도 없다. 선진국들의 경제이론은 선진국이 처한 경제발전 단계의 경제적 기초와 관련 제도, 사회, 정치 등을 암묵적인 전제로 깔고 있기 때문이다. 개도국의 경제 환경이나 조건과 맞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중국의 경제 발전 성공 경험에 대한 최근 몇 년간의 연구결과를 총결산해 신구조경제학을 만들어냈다. 신구조경제학은 서로 발전 정도가 다른 국가들의 구조적 차이를 강조하는 학문이다. 산업, 제도, 문화, 정부 관리 구조의 차이를 밝히고, 이러한 차이가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김기훈 경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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