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인명피해 없어…항공·배편 모두 끊겨
새벽 5시 수도권 최근접…안전에 각별히 유의
제주도가 제8호 태풍 ‘바비’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 26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중문해수욕장 입구에 출입금지 라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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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강풍을 동반한 제8호 태풍 ‘바비’가 수도권을 향해 북상하는 가운데, 태풍이 지나간 제주와 남해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7일 새벽 5시께 수도권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돼 출근길 강한 바람과 빗줄기에 피해가 없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27일 0시 현재 전북 군산 서쪽 약 190㎞ 해상에서 시속 30㎞의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비는 중심기압 955헥토파스칼(hPa), 중심 최대풍속 초속 45m의 매우 강한 바람을 동반하고 있다. 바람의 세기가 40m 이상이면 사람은 물론 달리는 차까지 뒤집어놓을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바비는 전날 오전부터 제주지역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며 이날 새벽 5시께 수도권과 가장 가까운 백령도 남동쪽을 경유해 북녘땅을 관통할 것으로 예측됐다.
바비가 할퀴고 간 제주지역은 곳곳에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시 연동 제주도청 부근 도로에서는 신호등이 꺾였고, 제주시 아라2동 한 도로에서는 가로등이 쓰러지면서 인근 연립주택 유리창을 깨트렸다.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해안도로는 일부 구간이 침수돼 차량 진입이 통제됐다. 또 제주시 도남동 르노삼성자동차 제주연북로지점 건물 앞에 세워진 대형 세움간판이 떨어져 맞은편 길 3차로를 달리던 차량 2대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8호 태풍 ‘바비’가 제주를 강타한 26일 오후 제주시 동광로 한 아파트 외벽 마감재가 떨어져 주차된 차량을 덮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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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회수 로터리와 남원읍 위미리, 제주시 연동 제원아파트 부근 도로 등에서도 가로수들이 꺾였다. 서귀포시 대정읍 등에서 전기 공급이 끊겨 887가구가 정전으로 불편을 겪기도 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26일 오후 7시 기준 모두 114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전날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도 모두 결항했다.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제주 기점 9개 항로 15척의 여객선 운항도 모두 끊겼다. 제주도 내 항구에는 태풍을 피해 선박 1900여척이 정박한 상태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날 0시를 기해 제주도 전역과 앞바다, 남쪽 먼바다에 내려진 태풍경보를 강풍·풍랑 특보로 대체했다.
광주·전남 지역 항공편과 배편도 모두 운항이 중단됐다. 가거도 방파제 일부가 훼손되기도 했다. 전남 지역에선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간판이 떨어졌다는 내용의 태풍 피해 신고가 61건(26일 오후 9시 기준)이 접수됐다. 비바람이 거세지자 전남 구례 성삼재·문척교, 곡성 성덕재 등 도로 6곳이 통제됐다. 신안군 압해도~암태도를 잇는 길이 7.2㎞의 해상교량인 천사래교 통행도 중단됐다. 광주시 북구 문흥동에선 강풍에 쓰러진 가로수가 전선을 덮쳐 2100여 가구가 정전됐다가 50여분 만에 복구되기도 했다.
제8호 태풍 ‘바비’가 제주를 강타한 26일 오후 제주시 동한두기길 한 공사장 주변 펜스가 강풍에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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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태풍영향권에 접어들기 시작한 인천항 역시 입출항이 전면 통제됐으며, 전날 오전부터 백령도 등 섬 지역을 오가는 12개 항로의 운항도 모두 중단됐다. 인천항에는 해군과 해경 함정, 여객선 등 모두 580여척의 선박이 피항했다. 인천국제공항도 태풍의 영향으로 항공편이 결항하거나 지연되고 있다.
철도 운행도 일부 차질을 빚었다. 코레일은 태풍 북상에 따라 전날 오후부터 장항선과 경전선, 호남선과 전라선 일부 열차 운행을 중지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날 밤 10시를 기해 대응 수위를 최고 단계인 비상 3단계로 격상하고, 비상근무체제를 가동 중이다. 다만, 주의-경계-심각 순으로 올라가는 풍수해 위기경보는 ‘경계’ 단계를 유지했다. 앞서 산사태·급경사지 등 침수 및 붕괴위험 지역 2만326곳 예찰 및 어항·항만 1670곳 안전점검 등을 마친 상태다. 중대본은 집중호우 피해 지역 재발방지 및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선별진료소 일시 철거·결박을 하도록 조처했다. 해양경찰청은 서해와 남해 일대에 대형함정 5척을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이 인천 서해상을 지날 때 최대풍속이 43m에 달해 매우 강한 바람을 동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침 출근을 할 때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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