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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검찰 최초 여성 강력부장…"추미애 인사 원칙 피해서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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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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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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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 대해 "형사·공판부에 전념해 온 우수 검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드리고자 했다"고 자평하며 검찰 사상 최초로 여성 강력부장을 발탁한 것도 성과로 언급했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선 추 장관이 내세운 형사·공안부 출신 우대 원칙이 강력부 인사에서는 비켜가 그나마 전문성있는 우수 검사들을 발탁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추 장관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까지 한 두 건의 폼나는 특수 사건으로 소수에게만 승진과 발탁의 기회의 영광이 집중돼 왔다면 이제는 법률가인 검사 모두가 고른 희망 속에 자긍심을 가지고 정의를 구하는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인사를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통'이 요직을 독차지해왔던 관행을 바꿔 비주류 부서 검사들도 주요 보직에 오를 수 있도록 했다는 스스로의 평가다. 이와 함께 변화로 꼽은 사례가 여성 강력부장 발탁이다.

지난 27일 단행된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원지애 대검찰청 마약과장을 서울중앙지검, 김연실 인천지검 부부장을 부산지검 강력범죄형사부장에 임명됐다. 이들은 검사 생활 내내 마약 수사에 '올인'하다시피하며 '강력통' 계보를 이어왔다. 원 과장은 인사 때마다 강력부를 1지망으로 적어낸 것으로 유명하며 지난해 8월 검찰 역사상 첫 여성 대검 마약과장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15년 마약 수사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2급 공인전문검사인 '블루벨트'를 받기도 했다.

김 부부장검사 역시 서울중앙지검 역사상 첫 여성 강력부 검사로 이목을 끌었다. 2011년 서울중앙지검 공판1부 검사로 일하며 마약사범 재판을 전담하며 검찰총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들 여성 강력부장의 탄생은 추 장관이 강조해온 형사·공판부 우대 기조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게 검찰 '강력통' 출신들의 지적이다. 이들을 포함해 대검 마약조직범죄과장에 임명된 신준호 광주지검 강력부장과 수원지검 강력범죄형사부장에 임명된 원형문 목포지청 형사2부장, 광주지검 강력범죄형사부장에 임명된 홍완희 대구지검 부부장 등 이번 인사에서 주요 강력부 보직에 새롭게 임명된 인사들은 통상의 인사 때와 마찬가지로 '강력통'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게 검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검찰 간부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전문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인사들이 자리를 차지해 예상치 못한 사고가 잇따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강력부는 특히나 이 분야의 전문성이 있는 인사가 아니면 심각한 사고가 날 수 있는 우려가 크다"며 "형사·공판부 우대를 명분으로 아무나 앉혔다가 정말 큰 사고가 날 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이 '특수통'이나 '공안통' 등 검찰 내 주류로 자리잡아온 수사 계보들에 대해선 철저하게 그 전문성을 부정하며 이를 형사·공판부에게 고르게 나눠주겠다고 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비주류로 간주돼 온 '강력통'에 대해선 무관심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폼나고 영광과 기회를 독식하는 자리에 대해 줄 잘 서라는 메시지"라며 "강력부는 예나 지금이나 폼 안나고 힘들기만 한 곳이니 줄세우기 용도로 건드릴 필요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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