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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해외로 눈 돌린 ‘서학개미’, 테슬라 등 美 성장주에 집중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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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MS-알파벳A 등 쓸어 담아

순매수 종목 수익률 올들어 78%

전문가들 “정보 부족해 신중해야”

동아일보

최근 증시에서 왕성한 식욕을 보이고 있는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등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 주식을 사들이는 ‘서학(西學)개미’들은 미국 증시에서 성장주들을 쓸어 담고 있지만, 단기 차익을 노리는 단타 매매 성향도 나타나고 있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1일까지 국내 투자자(개인 및 법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은 테슬라였다. 장난감 회사인 해즈브로(4위)를 제외하고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A, 아마존 등 빅테크(대형 기술기업)가 상위 6개 종목에 포함됐다. 성장주와 미국 주식에 대한 ‘편애’도 드러났다. 상위 10개 중 8개가 성장주이고 9개는 미 증시에 상장된 주식이었다.

30대 ‘서학개미’ A 씨는 6월 미 수소차 회사 니콜라가 뉴욕증시의 나스닥에 상장하자 1000만 원을 투자했다. 이후 며칠간 분할 매도를 통해 500만 원 가까운 수익을 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예전에는 자산가들이 자산 배분 차원에서 해외 주식에 투자했다. 최근엔 젊은 투자자들이 유입돼 테슬라, 애플, 모더나 등 성장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최근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미국 개인 투자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한 전통 기업들을 쓸어 담고 있다.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미 주식 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들에게 지난달 가장 인기 있는 주식 1∼3위는 포드, 제너럴일렉트릭(GE), 아메리칸에어라인이었다.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도한 해외 주식은 미국 마스터카드였다. 주가가 ‘V’자 반등해 사상 최고치를 찍었지만 소비 둔화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골드윈(일본), 라인(일본), 장시간펑리튬(중국 리튬생산업체), 넥슨(일본) 순으로 뒤를 이었다.

국내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종목의 수익률은 연초 이후 이달 21일까지 78.0%(6월에 상장한 니콜라 제외)로 나타났다. 특히 테슬라는 연초 이후 주가가 376.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순매도한 종목의 수익률은 318.4%였다. 주가가 2965% 상승한 미 백신회사 노바백스를 제외하면 24.3%였다.

국내 기업의 ‘짠물 배당’ 문화에 익숙한 개인 투자자들이 배당이 상대적으로 많은 해외에서도 국내에서처럼 주식을 매수한 뒤 빨리 되팔아 매각 차익을 노리는 경향을 고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0대 직장인 B 씨는 이스라엘의 차세대 엑스레이 장비업체 나노엑스가 21일 미 나스닥에 상장하자 다음 거래일인 24일 바로 500만 원가량을 투자했다. 23.1달러에 주식을 매수한 뒤 다음 날 30달러에 팔아 약 30% 차익을 남겼다.

해외 주식 투자가 항상 수익을 보는 것은 아니다. C 씨는 6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그룹의 원격 의료 서비스 회사 알리건강에 7000만 원을 넣었다가 10%의 손실을 봤다.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증시와 기업에 대해 정보가 부족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강유현 yhkang@donga.com·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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