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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차기 대선 경쟁

'與 대선 이낙연으로 된다, 안 된다' 6달 안에 승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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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15일 선거사무소 상황실에서 21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을 확정한 뒤 부인 김숙희 여사와 꽃다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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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새 당대표에 이낙연(68) 의원이 29일 선출됐다. 이 대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등 국난 극복을 각오하며 ‘결정적 시기의 결정적 리더십’을 기치로 당권을 거머쥐었다.

이 대표가 거대 여당 사령탑에 등극하면서 차기 대선 가도 직선 주행에 청신호가 켜질지 주목된다.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당정청의 이견을 조율하고, 당 핵심 지지층의 관심 사안인 개혁 과제를 추동하며, 야당과 협치를 시도하는 동시에 대선 주자로서 존재감도 키워야 하는 고난도 과제가 이 대표 앞에 놓였다.

이 대표는 29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에서 총 60.77%를 득표해 김부겸(21.37%), 박주민(17.85%)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최고위원에는 김종민(19.88%ㆍ이하 득표율) 의원, 염태영(13.23%) 수원시장, 노웅래(13.17%)ㆍ신동근(12.16%)ㆍ양향자(11.53%) 의원이 당선됐다.

이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이 국가적 위기에서 저에게 주신 임무, 5대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 넣겠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한 토대를 쌓겠다”는 일성을 내놨다. 5대 명령으로는 △코로나 전쟁 승리 △국민의 삶 지키기 △코로나 이후의 미래 준비 △통합의 정치 △혁신 가속화를 꼽았다. 이어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를 인용해 “우리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한마디로 대답하겠다. 그것은 승리”라고 말했다.

‘준비 기간’ 없이 곧장 위기관리 시작


비장하게 승리를 다짐한 이 대표가 받아 든 숙제가 결코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위기 대응부터가 발등의 불이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와 지급 범위 조율, 추석 민생대책 구체화 등 당정청이 부딪히기 십상인 예민한 사안들의 조율ㆍ관리가 첫 시험대다. 대한의사협회의 무기한 총파업(9월 7일)도 그가 손 써야 할 긴급 현안이다. 정책 실효성이 당장 결과로 나오기 어려운 부동산 시장 불안, 경제ㆍ고용지표 감소 등도 이 대표를 임기 내내 괴롭힐 난제다.

권력기관 개혁도 고도의 줄타기를 요구하는 숙제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업인 개혁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 이 대표는 당내 핵심 주류인 친문재인계 지지층의 반발에 맞닥뜨릴 수 밖에 없다.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과 강하게 연동되는 이 대표의 지지율도 출렁일 수 있다. 176석의 힘으로 밀어붙이자니, 미래통합당은 물론 중도층의 반발을 감당해야 한다. 대선 레이스에 안착하기 위해 친문과 중도층의 지지가 모두 필요한 이 대표로서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우선 이 대표 측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검경수사권 조정 후속 법안 처리 등은 일정 대로 추진하되 무리는 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능력은 있는데..."임기가 너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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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 대표의 리더십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대표가 5선 국회의원, 전남도지사, 최장수 국무총리 등을 거치며 쌓은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에 주목하는 것이다. 국무총리 시절 강력한 내각 장악력, 매끄러운 당정청 조율 능력을 발휘했고, ‘강경파’인 이해찬 전 대표에 비해 ‘온건 성향’이라 통합당과의 관계 개선 여지도 있다.

반면 ‘성과를 내기엔 임기가 너무 짧다’는 시각도 있다. 대선에 도전하려면 이 대표는 2022년 3월 대선을 1년 앞두고 대표직을 내려 놔야 한다. '6개월 시한부 당대표'라는 얘기다. 전략통으로 꼽히는 한 민주당 의원은 “당내 세력이 약한 이 대표가 친노무현계 좌장이던 이해찬 전 대표만큼 당을 장악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짧은 임기 동안 지지기반 구축과 정책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분수령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 자리를 다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경쟁도 가열될 전망이다. 이 대표와 이 지사는 이미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 문제를 두고 정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당을 안정되게 관리하려는 이 대표에게는 시시각각 저돌적으로 치고 나오는 이 지사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최근 이 의원과 이 지사의 지지율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초접전에 들어가 있다.

대선 전초전으로 꼽히는 내년 4월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이 대표의 중대 승부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 내년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면 대권가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패배하면 ‘이낙연으로는 안된다’는 정서가 퍼질 수 있다”고 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의 민주당 의원은 “당대표는 이 대표를 밀었지만 대선 후보로서 적합한지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친문 진영에 많다”며 “김경수 경남지사, 정세균 국무총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등판도 대선 변수”라고 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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