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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틱톡의 새 주인 찾기

"'깡통 틱톡' 될수도"…인수협상 난제는 중국산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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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수출규제로 다 돼가던 협상에 난기류

"알고리즘 없는 틱톡은 싸구려 엔진 얹은 스포츠카"

연합뉴스

강제매각 급제동 걸린 틱톡 로고[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중국의 동영상앱 틱톡을 인수하기 위한 미국 기업들의 협상이 중국 정부의 기습적 수출규제 때문에 난기류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틱톡의 미국 사업체를 매매하기 위한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와 미국 기업들의 협상에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의 이전 여부가 갑자기 핵심 난제로 떠올랐다.

이는 중국 상무부와 과학기술부가 당국의 허가 없이 수출할 수 없는 기술의 목록을 지난 29일 대폭 개정한 데 따른 변화다.

수출규제 목록에는 텍스트 분석, 콘텐츠 추천, 스피치 모델링, 음성 인식과 같은 전산·데이터 처리 기술이 포함됐다.

틱톡은 이런 기술을 중국에서 받아 유지, 운영, 업데이트를 해온 까닭에 미국 기업들이 틱톡을 인수한다면 수출규제 때문에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WSJ은 협상 당사자들이 틱톡에 필요한 알고리즘들이 중국 정부의 수출 승인이 필요한 것인지, 그렇다면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를 파악하려고 했다고 보도했다.

바이트댄스는 중국 정부의 수출규제령을 준수하겠다며 실제 수출규제가 이뤄질 때 매각을 어떻게 진행할지를 두고 중국 정부로부터 사태를 명확히 파악하려고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은 알고리즘들을 빼고 틱톡을 인수한다는 생각 때문에 미국 기업들의 인수 전망이 완전히 뒤틀렸다고 전했다.

미국 기업들로서는 틱톡이 보유한 가치의 많은 부분이 이용자들이 틱톡에 계속 붙어있도록 하는 제안 알고리즘에 있다고 보는 만큼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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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PG)[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협상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알고리즘이 없는 틱톡을 '싸구려 엔진을 장착한 고급 스포츠카'에 비유했다.

다른 소식통은 이번 돌발변수 때문에 인수협상이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이 자국 이용자들을 위해 틱톡을 인수해 새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도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었다.

현재 틱톡 인수합병 협상에는 크게 두 집단이 참여하고 있다.

기술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는 유통기업 월마트와 공동 인수를 추진하고 있고, 기술기업 오라클은 바이트댄스의 지분을 지닌 여러 투자업체와 제휴하고 있다.

WSJ은 틱톡의 가치평가액은 유동적이지만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미국 사업체를 넘기는 대가로 300억 달러(약 35조6천억원)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치인들은 틱톡을 중국 기업이 보유하고 있으면 중국 공산당의 지시에 따라 미국인들의 개인정보가 넘어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틱톡은 미국에서 월간 이용자가 1억명에 육박할 정도로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정보통신 기술 전문가인 유진 웨이는 "당신이 틱톡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 틱톡도 당신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틱톡을 단순히 애들을 위한 동영상이라고 본다면 그 안에 있는 훨씬 더 파괴적인 우려를 간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명분을 내세워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하겠다는 압박을 지난달 두 차례 행정명령을 통해 가했다.

중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틱톡 매각에 입김을 행사하는 것을 두고 미국 정부가 중국의 기술을 헐값에 가로채려고 한다는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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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의 틱톡 인수에 입김을 행사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PG)[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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