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동·약탈' 등 시위의 부정적 측면과 선 긋기 나서
현장 유세에서 폭력 사태 언급하는 바이든 |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논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바이든 후보가 '법과 질서'를 강조하는 새로운 광고전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 진영은 최근 지지율을 높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맹추격에 맞서 총광고비 4천500만달러(약 530억원)에 달하는 대대적인 광고전을 일주일 동안 펼칠 예정이다.
특이한 점은 이 광고전의 일부로 '법과 질서'를 강조하고, 일부 시위대의 폭력과 약탈을 비난하는 광고가 포함됐다는 점이다.
예고된 광고에는 바이든 후보가 최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한 연설의 일부가 담겼다.
광고에서 바이든 후보는 불에 타는 자동차와 건물,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등을 배경으로 "나는 분명하게 말하겠다. 폭동은 시위가 아니다. 약탈도 시위가 아니다. 이를 저지르는 자는 기소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미국 전역에서 달아오르는 논쟁의 불길을 누그러뜨리고 미국을 통합할 인물로 묘사되는 바이든 후보는 "두려워하지 말라"는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말을 인용하며 이 60초짜리 광고를 끝맺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는 메시지가 주를 이뤘던 기존 광고와 달리 이번 광고는 코로나19 대응은 다루지 않았다.
이러한 광고 전략의 변화는 최근 바이든 후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과 질서'를 내세워 강경 대응을 정당화하고 시위 주도 세력을 '폭도', '폭력배' 등으로 몰아붙이는 한편, 시위대에 휘둘리는 바이든 후보가 집권하면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는 프레임을 구사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쥔 경합 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격차가 좁혀지면서 바이든 후보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이에 '법과 질서'를 내세우는 새로운 광고를 통해 폭동, 약탈 등 인종차별 항의 시위의 부정적인 측면과 명확하게 선 긋기를 하려는 것이 바이든 후보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NYT는 4천500만 달러에 달하는 대대적인 광고전의 규모는 최근 바이든 후보 진영에 쏟아지는 후원금의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후보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지난달 무려 3억5천만달러(약 4천100억원) 이상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고 보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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