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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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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법질서’ 강조전략 먹혔나...트럼프 치고 올라오자 바이든 경합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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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국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폭력’ 이미지를 덧씌우며 “법과 질서”를 강조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먹히고 있는 것일까. 일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치고 올라오는 양상이 뚜렷하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도 칩거 속 ‘가상 유세’ 전략을 깨고 경합주로 뛰어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시위에서 나타난 폭력 사태를 이용해 자신만이 ‘미국의 안전을 지킬 적임자’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왔다. 지난 1일에도 흑인 제이컵 블레이크의 피격 이후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해 시위를 “테러”로, 시위대를 “폭도”로 몰았다. 피해자와 그 가족은 만나지도 않았다. 위스콘신주는 민주당 지도자가 이끌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CNN은 “커노샤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지역을 ‘폭력’과 연관시키고 스스로 법과 질서를 대변하는 후보로 자리매김하려는 정치적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문제는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 전략이 보수층은 물론, 경합주가 몰려있는 중서부의 백인 유권자와 중도파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더힐과 해리스X가 지난달 29~31일 미 유권자 28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1.84%포인트)를 보면, 전국 지지율은 바이든 후보 지지율(46%)이 트럼프 대통령(40%)보다 앞섰지만 중서부 지역에서 트럼프 대통령(44%)은 간발의 차로 바이든 후보(43%)를 앞질렀다. 직전 조사(8월 25~28일)에서 바이든 후보가 5%포인트 앞서 있었지만 중서부 지역 민심이 며칠 만에 뒤집힌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바이든 후보의 친구인 에드 렌델 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WP에 “트럼프가 싫지만 안전하게 살고 싶은 중도파가 꾹 참고 트럼프를 뽑게될까 봐 우려된다”고 했다. 코로나19를 피해 ‘칩거’ 해오던 바이든 후보를 향해 “이제는 나가서 대응하고 터프해질 때”라는 목소리가 커지자 선거 캠프도 부랴부랴 전략을 수정해 격전지로 나서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달 31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연설을 했고, 3일 커노샤를 방문한다. 분열 전략을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피해가족을 만나는 등 ‘통합·치유’를 강조할 예정이다.

바이든 캠프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에 표를 준 미시간주, 펜실베이니아주, 위스콘신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는 TV광고도 시작했다. 광고에는 일부 시위대의 폭력과 약탈을 비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트럼프의 공격에 맞서 민주당도 폭력 시위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중도파에 전하려는 의도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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