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탈퇴 의사 지속 언급..나토 무력화 방안도"
기념촬영하는 나토 회원국 정상들(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국의 주요 안보 동맹 축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탈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또다시 제기됐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전직 관리 등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적 자리에서 미국의 나토 탈퇴에 대해서 지속해서 얘기해왔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취임 이후 지속해서 방위비 분담 증액을 공개적으로 압박해왔지만 이를 넘어서 실제 재선에 성공할 경우 나토 탈퇴라는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우려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직 관리들은 재선에 성공할 경우 더욱 대담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경험이 부족한 안보팀에 둘러싸여 나토를 훼손하거나 심지어 탈퇴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에 신빙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방위비 분담 갈등을 빚어온 독일에서 미군을 감축하기로 해 이 같은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란 핵합의 등에서도 잇따라 탈퇴한 바 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6월 출간한 자신의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탈퇴를 원한다는 얘기를 거듭해서 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나토를 탈퇴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지속해서 제기해왔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달 스페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전에 '재선 시 나토 탈퇴'를 전격 선언하면서 이른바 '10월 서프라이즈'를 발표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NYT의 마이클 슈미트 기자는 최근 저서에서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지인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문제 가운데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를 탈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나토 정상회의서 발언하는 트럼프(자료사진) |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에서의 탈퇴를 시도할 경우 의회가 저지에 나설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치명적 타격'을 입히는 방식으로 나토의 무력화를 시도할 수도 있다면서 이의 일환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조약 5조를 훼손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나토 조약 5조는 회원국 가운데 한 나라가 공격을 받으면 나토 전제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동맹 차원에서 대응하도록 한 규정이다.
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토머스 라이트 미국·유럽센터국장은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조약 5조를 단지 '나는 강력한 표현의 서한을 보낼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토 회원국이 공격을 받을 경우 실질적 공동 대응이 아닌 '립서비스'만 하겠다는 해석을 트럼프 대통령이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직 관리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나토 탈퇴를 행동으로 옮길 경우 이는 미국의 가장 큰 글로벌 전략 변화 가운데 하나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주요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소속의 진 섀힌(뉴햄프셔주) 하원의원은 "나토 탈퇴는 재앙일 뿐 아니라 이번 선거의 역사적 중요성을 더욱 부각하고 있다"면서 "나토 탈퇴에 대한 생각 자체만으로도 푸틴의 난폭한 꿈을 넘어서는 러시아의 승리"라고 지적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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