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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재난지원금 지급

“나도 2차 재난지원금 받을 수 있나” 애타는 자영업자들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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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 중인 7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노래방에 ‘망했습니다’라는 제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노래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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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경기 용인시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차렸다가 6개월 만에 문 닫은 양모 씨(31)는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폐업한 자영업자도 지원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서다.

양 씨는 80만 원대였던 하루 매출이 반토막 나고 월세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자 두 달 전 가게를 내놨다. 창업비용 2700만 원은 고스란히 날렸다. 양 씨는 “작년 매출 자료가 없는 자영업자는 피해액 산정이 안돼 지원금을 못 받는다고 들었다. 애가 탄다”고 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2차 지원을 ‘맞춤형 선별 지급’으로 결론내면서 지원 대상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궁금증과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의 큰 피해를 입고도 수혜 대상에서 제외될까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

● 올해 창업·폐업한 자영업자 “지원 못 받나” 전전긍긍

2차 지원 대상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로 영업을 못하게 된 노래방, PC방 등 고위험시설 12개뿐 아니라 피해가 큰 일반 자영업자도 포함됐다. 정부는 피해업종을 일괄 지원하는 방식 외에 피해 정도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해 카드 매출 전표나 부가가치세 납부 실적 등을 토대로 매출 감소 폭을 비교해 차등 지급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창업한 자영업자는 과거 매출 자료가 없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소지가 있다. 1월 사업자등록을 한 A 씨는 온라인카페에 “작년 매출 증빙자료가 없다고 소상공인 대상 저금리 대출도 못 받았다. 이번에도 제외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현금 거래가 많은 영세 자영업자도 피해를 증빙하기 쉽지 않다고 호소한다.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B 씨는 “우리 가게는 1000원짜리 지폐를 기계에 넣는 방식이라 카드 매출 증빙이 어렵다”고 했다.

집합금지 명령으로 오랜 기간 영업을 못한 노래방, PC방 등을 중심으로 줄폐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폐업한 자영업자도 지원 대상이 되는지 명확하지 않아 불만이 나온다. 자영업자 C 씨는 “코로나19로 가게 문을 닫았는데, 폐업한 가게는 매출 산정 자체가 불가능하니 지원금을 못 받는 거 아니냐”며 걱정했다.

● “임대료 감면, 대출 확대 병행해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 매출이 급감한 가게도 지원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전에서 안모 씨(39)가 운영하는 식당은 7월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이 알려진 뒤 하루 매출이 250만 원에서 16만 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안 씨는 “정부가 피해 보상을 해준다더니 소식이 없다. 2차 재난지원금이라도 받았으면 한다”고 했다.

방문 판매원, 대리 기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사이에서는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대리운전 기사 D 씨는 “폭우가 쏟아지고 태풍이 칠 때도 추가로 근무하며 매출을 올렸다. 열심히 일 했다는 이유로 지원금을 덜 받으면 박탈감이 클 것 같다”고 했다.

지원금 지급과 함께 임대료 감면, 대출·세제 지원 확대를 병행해야 하다는 의견도 많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노래방을 하는 이모 씨(40)는 “3억 원을 투자해 가게를 열었지만 영업을 못해 매달 600만 원을 까먹고 있다. 지원금 100만 원 받는다고 큰 도움이 안 되니 임대료 감면이나 대출 지원 확대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무(無)금리 대출 등 실질적인 대책을 함께 내놔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최병호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2차 지원금 7조 원 중 상당 부분은 정부 계획대로 추석 전에 지급하되 일부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각지대에 놓인 피해업종을 추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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