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78%ㆍ지방표도 60% 확보
고급 호텔서 화려한 '출정식' 세 과시
의원 지지 열세 이시바, 지방표 기대
9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78%에 달하는 308명이 스가 장관을 지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스가 장관 지지를 표명한 호소다파(98명), 아소파(54명), 다케시타파(54명), 니카이파(47명), 이시하라파 (11명) 등 5개 파벌에 속한 의원은 대부분 지지 방침을 굳혔다. 여기에 무파벌 의원 64명 가운데 약 70%에 해당하는 46명도 스가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마한 기시다 후미오(왼쪽부터) 정조회장,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7일 입후보 등록을 마친 뒤 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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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고급 호텔서 화려한 출정식...의원 270명 참석
스가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전 간사장을 큰 표차로 따돌리고 있다. 기시다는 소속 파벌인 기시다파(47명) 외에 무파벌 소속 의원 5명을 합쳐 52명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시바 전 간사장도 소속파벌인 이시바파(19명) 외에 4명의 추가 지지를 더 받아 총 24명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7일 도쿄 시내의 한 고급호텔에서 출정식을 갖고 소견을 밝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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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신문 조사에서도 국회의원의 73%에 해당하는 287명이 스가 지지방침을, 기시다는 13%인 50명, 이시바는 6%인 23명이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답할 수 없다”거나 “정하지 못했다”고 답한 의원은 31명에 그쳤다.
전날 선거 입후보 등록과 동시에 진행된 출정식에서도 세 규모의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다. 도쿄 시내 고급 호텔에서 진행된 스가 장관의 출정식에는 5개 파벌의 간부 등 약 270명의 국회의원뿐 아니라 각 지방의 관광업, 농업 관계자 등 민간인들도 대거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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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지지 의원들, '가쓰 카레' 먹고 결속 다져
기시다의 출정식엔 지지의원 약 40명이 참석했다. 기시다 진영의 선거대책본부장인 엔도 도시아키(遠藤利明) 의원은 “기시다는 지금까지 너무 우아했는데, 싸움을 시작하고 나선 껍질을 벗고, 얼굴이 밝고 건강해졌다.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출정식 뒤 지지의원들은 승리를 기원하는 ‘돈가쓰(かつ·이긴다는 뜻) 카레’를 함께 먹으며 결속도 다졌다.
기시아 후미오 정조회장이 7일 자민당 총재선거 후보들의 소견발표 연설회에서 자신의 소견을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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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의원 20명이 모여 회의실에서 진행된 이시바 의원의 출정식은 단출했다. 무파벌의 한 의원은 ‘이시바’라는 발음으로 시작되는 만요슈(万葉集·일본 고대의 시가집)의 시를 읊어 “봄이 도래하는 기쁨”을 노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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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에선 이시바가 2위 "지방표 기대"
그러나 실제 여론은 자민당의 세력구도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신이 만약 투표를 할 수 있다면 누구를 찍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스가라고 답한 비율은 44%에 그쳤다. 반면 이시바가 36%, 기시다는 9%에 머물렀다. 2, 3위가 뒤바뀐 것이다.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7일 자민당 총재선거 후보들의 소견발표회에서 시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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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되는 건 지방의원이 행사하게 되는 141표의 행방이다. 지방의원의 표는 당원 등 민심이 반영된다. 아사히 신문 조사에선 47개 도도부현(광역지자체) 의원 141명 가운데서도 절반을 넘는 58%가 스가 지지표로 확인됐다. 스가는 국회의원 표뿐 아니라 지방표도 최대한 확보해 ‘파벌에 의한 담합’이라는 비판을 피하겠다는 계산이다.
다만 지방표에 강한 건 이시바다. 이시바는 지난 2018년 당총재선거에서도 지방 표의 약 45%를 끌어모은 바 있다. 이번엔 국회의원 지지가 줄어든 만큼 지방표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기시다 역시 사활을 걸기는 마찬가지다. 지방표에서 이시바에게 역전을 당하면 파벌 대표로서 입지도 위험하기 때문이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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