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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동학개미, 美기술주 조정 틈타 BBIG '싹쓸이'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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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NG 조정에 카카오·네이버·LG화학↓…"위험지표 아직 평균↑"

이달 개인 순매수 1~3위, LG화학·네이버·카카오

"중요한 건 언택트 상승, 단순 기대감 아닌 실적"…향후 상승 전망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기술주 하락 영향에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로 불리는 국내 대형 기술주들 역시 조정 국면을 맞았다. ‘동학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은 비중확대 기회로 삼고 있어 이번 베팅도 성공할 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15일 외국인의 2500억원 이상 순매수에 코스피지수가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수급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

그 덕에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0.65%(15.67포인트) 오른 2443.5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3일 연고점(2437.53)을 한 달여 만에 갈아치운 것으로 2018년 6월 12일(2468.83) 이후 27개월여만에 최고치다. 외국인은 연초이후 국내증시에서 27조원이상 순매도를 보이다가 최근 일주일새 5000억원이상 누적 순매수를 기록중이다.

이데일리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美 기술주 조정에 카카오·네이버, 6%·3%↓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승승장구하던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으로 대표되는 미국 기술주가 이달 들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 1~14일(현지시간) FAANG은 모두 하락했는데, 이중 애플이 10.6%로 가장 많이 빠졌고 구글이 7.4%로 하락폭은 가장 적었다. 같은 기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6.1% 하락했다. 소프트뱅크의 비정상적인 옵션 거래가 변동성을 확대했다는 등 하락을 촉발한 요인엔 의견이 분분하지만, 기술주들의 그간 상승이 과도했다는 데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소프트뱅크 그룹의 옵션 매매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납득이 가지 않는 면이 있다”며 “오히려 보다 현실적인 이유를 찾아본다면 이미 시장 내 종목에 대한 쏠림이 과도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코스피와 코스닥은 이달 들어 각각 5%, 6% 올랐다. 국내 증시는 미국보다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은 점 등을 이유로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개인투자자인 ‘로빈후드’는 미국 증시에서의 비중이 24%인 반면 동학 개미는 국내 수급의 64%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대형 기술주들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에 있는 인터넷 업종인 카카오(035720)와 네이버(035420)는 같은 기간 각각 6.4%, 3.3%, 하락했다. 전기차 배터리로 각광받고 있는 LG화학(051910)은 1.9% 내렸고 삼성SDI(006400)은 변동폭이 없었다. 바이오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셀트리온(068270), 게임의 엔씨소프트(036570)는 각각 0.6%, 0.3%, 0.1% 떨어져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기술주 중심의 조정 국면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가격 조정이 꽤 진행됐다고 하더라도 풋콜레이쇼(풋옵션의 거래대금을 콜옵션의 거래대금으로 나눈 것) 등 위험 지표들은 아직 평균 이상 수준으로 과열이 완전히 식었다고 보긴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동학 개미, BBIG 대량 매수…“언택트株, 실적이 주가 뒷받침”

이처럼 변동성 확대 지속 전망에도 국내 개인들은 하락 중인 기술주를 대규모로 순매수하고 있다.

이달 들어 이날까지 개인이 코스피에서 상장지수펀드(ETF)와 우선주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순매수 한 종목은 LG화학으로 5903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어 네이버는 3554억원, 카카오는 3465억원 각각 사들여 최다 순매수 종목 2·3위에 올렸다. 이밖에 셀트리온은 2006억원을 순매수해 7위, 삼성SDI는 938억원으로 9위에 올랐다.

주식시장 투자자는 상승세에 편승하는 투자자와 현 시황이 바닥이란 판단하에 베팅하는 투자자로 나눌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후자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왔다. 가깝게는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증한 광복절 연휴 이후인 지난달 20일 코스피가 3.66% 하락했음에도, 개인은 이날 1조738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당시 2200선까지 내렸던 코스피 지수는 최근 2400선으로 오르는 등 당시 주식을 대거 사들였던 개인은 수익을 거뒀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도 동학 개미들은 기술들의 주가가 다시 오를 거란 기대를 안고 또다시 같은 투자 방식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가 촉발한 ‘언택트(비대면)’ 등 시대적 변화는 일시적인 게 아니란 이유로 기술주는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 이에 개인은 이번에도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네이버의 경우 2.97% 올라 4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는데, 개인은 해당 주식을 119억원 팔아 순매도 상위종목에 올렸다.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나스닥 기술주 조정은 차익 실현과 과도한 상승에 따른 자연스러운 버블 붕괴의 시그널이라는 해석 등 시각의 온도 차가 존재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 종목의 주가도 소폭 조정세인데, 중요한 건 그간 ‘언택트 시대 도래’에 따른 단순한 기대감이 아닌 실적 성장이 뒷받침되는 주가 상승이었단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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