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 대표 공동 성명서 / 사진=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 대표들은 오늘(24일) "전국 40개 의대·전원 본과 4학년은 국시에 대한 응시 의사를 표명한다"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성명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의 확산으로 인해 국민 건강권이 위협받고 의료 인력 수급 문제가 대두되는 현시점에서 우리는 학생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옳은 가치와 바른 의료'를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했습니다.

이들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건강한 의료 환경을 정립하는데 국민 여러분의 소중한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며 "끝으로 우리나라의 올바른 의료를 위해 노력하는 정부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들은 현시점에서 국민에 사과 없이 국시 응시 의사를 표할지를 두고 투표를 벌였으며, 이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아 응시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이날 성명에서도 사과와 관련된 언급은 없었습니다.

이번에 국시 실기시험을 거부한 의대생들은 총 2천726명입니다.

이들은 지난달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에 반대하는 단체행동을 벌이면서 국시 응시를 거부했습니다.

지난 4일 대한의사협회와 정부, 여당이 문제가 된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합의한 후에도 국시 거부 의사를 철회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의대생들은 의협과 정부, 여당의 합의가 "독단적인 졸속"이었다고 비판 목소리를 냈습니다. 일부는 정책 철회를 명문화하지 않았다는 데 대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의협이 '원점 재논의'가 명시된 합의안에 서명하면서 단체행동의 명분이 사라지고, 전공의들마저 진료 현장에 복귀하면서 의대생들도 거듭 논의해왔습니다.

결국 의대 본과 4학년 대표자들은 지난 13일 "단체행동 잠정 유보"를 밝혔고, 다음날인 14일에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에서 "모든 단체행동을 공식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국시 거부를 중단한 후에도 정작 국시에 응시하겠다는 명확한 의사는 밝히지 았다가 이날 처음으로 시험을 치르겠다는 입장을 밝힌 셈입니다.

그간 정부는 의대생들로부터 재응시 의사를 전달받지 못했으므로 추가 기회를 부여할지도 검토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날 의대생들이 응시 의사를 밝히면서 공은 정부로 넘어갔습니다.

다만 정부가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다고 해도 실제 재응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국민 반대 여론이 높아 국민적 동의를 얻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한다'는 청와대 청원에는 57만 명 이상이 동의했습니다.

의과대학 교수들은 의사가 배출되지 않았을 때의 부작용 등을 고려해 의대생들에 재응시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국내에서는 매년 3천여 명의 신규 의사가 배출되는데, 올해는 응시대상 3천172명 중 14%인 446명만이 실기시험에 응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의회(KAMC) 등은 의대생의 국시 응시 의사를 정부에 전달하고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재응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입니다.

한희철 KAMC 이사장은 "국민들이 공정성과 관련한 불만을 갖겠지만 현실적으로 국민 건강권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의사 배출은 필요하다"며 "의대생들의 응시 의사와 의지를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 의대생에 사과를 요구하는 데 대해서는 의대 교수들은 과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울시내 한 의대 교수는 "사과는 '잘못했다'는 것인데, 의사들의 파업(집단휴진)과 달리 의대생의 단체행동이 국민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며 "사회가 시끄러워진 것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정도는 되겠지만 사과에 '포커스'를 맞추는 건 아니지 않나 싶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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