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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미-중, 10월 동아시아 숨가쁜 외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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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 국무부 청사. 자료사진


미 대선을 코앞에 두고 동아시아를 둘러싼 미-중 양국의 치열한 외교전이 다시 한번 불을 뿜고 있다.

미 국무부는 27일(현지시각)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텅 빈 약속’이란 제목의 성명을 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년 전인 2015년 9월25일 백악관에서 ‘중국은 남중국해를 군사화할 의도가 없다’고 약속해 놓고 이를 저버렸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선이 가까워지며 “자유를 사랑하는 국가들이 중국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보이지 않는 적인 중국 바이러스와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등의 자극적인 언어를 써가며 ‘중국 때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우방국들에 ‘대중 포위망’에 참여해 달라고 호소하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 외무성은 25일 미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인도 등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의 국장급 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외무성은 이날 참가국들이 “각료급을 포함해 이후로도 정기적인 협의를 통해 자유롭고, 열려 있고, 번영하며, 규칙에 기반한 인도·태평양을 지탱해 나가는 데 있어 실천적 협력을 추진해나가자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가 10월 초 도쿄에서 열리는 쿼드 외교장관 회의의 실무 준비를 위해 열렸고, 참가국들이 외교장관 회의 등 각급 회의의 ‘정례화’에 합의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재빠른 움직임에 중국도 신속하게 반응하고 나섰다. 일본 언론들은 28일 중-일 정부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10월 방일에 대한 조율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쿼드의 핵심 당사국인 일본을 방문해 중-일 간 소통을 강화하면서 지나친 긴장 고조를 막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왕이 부장이 도쿄를 방문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조기 방한 등 지난달 말 한-중 합의 사항을 점검하기 위해 한국에 들릴 가능성도 크다.

살벌한 미-중 갈등 속에서 눈에 띄는 것은 한국 정부의 움직임이다. 27일(현지시각) 미국에 도착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언급한 종전선언도 논의하느냐는 특파원들의 질문에 “당연히 얘기할 생각이다. 한번 앉아서 얘기하면 공감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쿼드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길에 한국에도 들러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7월 담화에서 언급한 “독립절 기념행사를 수록한 디브이디(DVD)”를 전달하는 등의 퍼포먼스를 벌인다면 막혔던 남북, 북-미 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

길윤형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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