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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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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내기 싫어" 너무 솔직한 트럼프…바이든 한방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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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폭로대로 "연간 750달러 세금 냈냐" 묻자

여느 개인사업자처럼 법 활용해 절세 주장

바이든, 적극 안 나서 세금회피 논란 확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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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대선 후보 1차 TV 토론에서 "세금을 내기 싫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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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뉴욕타임스(NYT)가 폭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탈세 논란은 29일(현지시간) 열린 대선 후보 첫 TV 토론에서 다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탈세 의혹을 부인하면서 수백만 달러의 세금을 냈다고 주장했다.

사회자 크리스 월리스 폭스뉴스 앵커는 "2016년과 2017년 연방소득세로 각각 750달러는 낸 게 사실이냐"고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수백만 달러를 소득세로 냈다"면서 "한 해는 3800만 달러(약 444억원)를 냈고, 또 다른 해에는 2700만 달러(약 315억원)를 냈다"고 말했다. 어느 해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사회자가 "수백만 달러를 냈다고요?"라고 확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은 세법 때문이었다고 말하겠다"고 답했다. 세법에 따라 세금을 환급받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액 세금 환급의 적법성을 놓고 국세청(IRS)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세금을 내고 싶지 않다(I don't want to pay tax)"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에 들어오기 전 자신은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개인사업자였다고 언급한 뒤 "멍청한 사람을 뺀 모든 평범한 사람처럼 했다. 그들은 법을 살펴본다"고 말했다. 자신도 여느 개인사업자들처럼 세법을 연구해 절세하는 방법을 찾았다는 취지였다.

그러면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가리키며 "감가상각 혜택과 엄청난 세액 공제 특권을 우리에게 주는 법을 이 사람이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가 부동산 개발 등과 관련된 엄청난 세제 혜택을 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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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열린 대선 후보 1차 TV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말을 듣고 있다. 토론 열기에 트럼프 대통령 귀가 붉어졌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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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지난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치른 2016년과 취임 첫해인 2017년 각각 750 달러(약 89만원)의 연방소득세를 납부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입성 전 15년 가운데 10년은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밝혀 탈세 논란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장, 호텔 등 부동산 사업체가 소득보다 손실이 더 크다고 신고하거나, 시설 공사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세액 공제받고, 시간이 지나면 감가상각을 통해 자산 가치를 줄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세금을 회피해 왔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세금 회피 논란은 이날 가장 뜨거운 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파고들지 않아 불발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는 학교 선생님보다 더 적은 세금을 냈다"고 공격했지만, NYT 폭로 이후 바이든 캠프에서 내보내기 시작한 정치 광고에서 이미 다룬 내용이어서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여러분이 힘든 시간을 보내는 지금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트럼프 같은 억만장자, 백만장자들은 잘 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가 학교 교사보다 더 적은 세금을 낼 수 있게 하는 세법, 그가 자신이 똑똑해서 이용했다고 하는 그 세법을 손봐 감세를 철회하겠다는 게 그런 이유"라고 말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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