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사 국가고시(국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에게 재응시 기회를 주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재차 반복했다. 대규모 국시 거부 사태로 내년에 공보의·인턴 수급에 차질이 예상되지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청와대 국민청원에 등장한 국시 거부 의대생의 사과문에 대해 “인터넷에 나온 것을 봤다. 진정 어린 사과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의대생 몇 명의 사과만으로 재응시 기회를 주는 것에 대한 국민 수용성이 높아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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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시 접수를 취소했던 의대생이 국민께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국시 거부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일련의 시도들은 짧은 식견으로나마 올바른 의료라는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해보려는 나름의 노력에서 나온 서툰 모습이었지만, 많은 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턴이 채워지지 않은 1년은 레지던트 1년 차의 공백을 야기하고, 이러한 악순환은 5년이 넘는 장기간에 걸쳐 의료 체계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며 “학생들이 더 큰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기를 간청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도 7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그런 글이 올라왔다고 해서 (국시 재응시에 대한) 국민의 양해를 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게시글에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자료나 정보도 없어 누가 올렸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정책관은 “국시 거부 사태로 인한 공보의·인턴 부족 문제는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면서 “의료공백이 최소화되도록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보의 부족 문제는 공보의 배치 기간이나 시설을 검토 후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인턴 부족은 다른 대체 인력을 활용하면서 감내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정책관은 “정부와 의료계가 고통 분담 차원에서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 계속 의료계나 관련 지방자치단체, 보건소 등과 협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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