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의과대학 본과 4학년생들의 의사 국가고시(국시) 재응시 허용 여부를 두고 반대 여론이 커지자 국내 주요 대학병원장들이 나서 사과하기로 했다. 정부는 국시 거부 사태로 내년에 공보의·인턴 수급에 차질이 예상되지만, 재응시 기회를 주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의료계에 따르면 김영훈 고려대 의료원장은 8일 정부서울청사 본관에서 의대생 국시 미응시에 대한 사과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간 의료계 협회 및 의대 교수진이 국시 재응시를 고려해달라는 호소문을 발표한 적은 있으나 직접 사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의료원장 외에 김연수 서울대학교병원장(국립대학병원협회 회장), 윤동섭 연세대학교 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학교 의료원장(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 회장) 등도 함께할 계획이다. 이들은 사과 성명을 발표한 후 국민권익위원장과 면담하고 의대생의 국시 재응시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시 접수를 취소했던 의대생이 국민께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일련의 시도들은 짧은 식견으로나마 올바른 의료라는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해보려는 나름의 노력에서 나온 서툰 모습이었지만, 많은 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며 “더 큰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기를 간청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입장은 단호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서 국민청원에 등장한 국시 거부 관련 사과문에 대해 “진정 어린 사과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의대생 몇 명의 사과만으로 재응시 기회를 주는 것에 대한 국민 수용성이 높아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도 이날 국회 정무위 국무조정실 국감에서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시험을 보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사협회 입장과 국민적 공감대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인·임지선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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