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졌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노동신문은 위 사진을 포함해 신형 ICBM 사진을 약 10장 실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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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10일(현지시간)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신형 전략무기를 공개한 것과 관련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제시한 ‘완전한 비핵화’의 비전을 따르고 있다면서 북한의 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미국 정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관한 경향신문의 질의에 “북한이 금지된 핵과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우선시하는 것을 보게 돼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제시한 비전을 따르고 있다”면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일관되고 실질적인 협상에 관여하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북한이 열병식에서 신형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신형 전략무기를 공개한 데 대해 ‘실망’이라는 표현을 동원함으로써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북한의 ICBM과 SLBM 등의 무기 개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금지한 행위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로이터통신도 미 정부 당국자가 “북한이 북한 주민들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해 일하는 것보다 금지된 핵 및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우선시하는 것을 보게 돼 실망스럽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경제 발전 등 번영을 위해선 핵·미사일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차례 밝혀온 입장이다.
존 서플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열병식과 관련된 보도를 인지하고 있다”면서 “분석작업이 진행 중이며 이 지역의 동맹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북한이 열병식에 공개한 무기들에 대한 즉각적인 평가를 유보하면서 신중한 반응을 내보인 것이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신형 전략무기 공개를 경고하면서도 북한을 향해 비핵화 협상에 나올 것을 촉구함으로써 기존의 대화·협상 기조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위를 조절한 것이다. 북한의 신형 전략무기 공개가 미국으로선 위협적인 행동인 것은 맞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넘어선 안될 ‘레드라인’으로 설정한 핵 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에는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추가 핵 실험과 ICBM 시험발사 중단을 약속했다면서 이를 큰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북한은 한국 시간 10일 새벽 열린 열병식에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신형 ICBM을 공개했다. 이 미사일은 북한이 2017년 11월 시험발사에 성공한 ‘화성-15형’보다 길이와 직경 등 크기가 더 크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신형 SLBM인 ‘북극성-4A형’과 초대형 방사포. 대구경 조종 방사포,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등도 열병식에서 선보였다.
북한도 신형 무기를 공개하면서도 수위를 조절하려는 의도를 내보였다. 김 위원장은 열병식 연설에서 “우리는 적대 세력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가증되는 핵 위협을 포괄하는 모든 위험한 시도들과 위협적 행동들을 억제하고 통제 관리하기 위하여 자위적 정당방위 수단으로서의 전쟁억제력을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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