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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베를린 소녀상' 철거 위기

‘슈뢰더 전 獨 총리 아내’ 김소연 “남편도 소녀상 철거 철회 편지에 적극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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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 문제 되니까 소녀상 철거해야겠단 결정은 주객 전도” / “신혼여행 일환으로 슈뢰더 총리와 나눔의집 방문하기도”

세계일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빗물이 맺혀있다. 연합뉴스


독일 슈뢰더 전 총리의 부인인 김소연씨는 슈뢰더 총리가 ‘평화의 소녀상‘ 철거 항의 편지에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었다고 말했다.

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김씨는 “제가 편지를 보내야겠다고 결정했을 때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 경제개발공사 한국대표이기도한 김씨는 편지를 독일 미테구청에 보내기로 한 배경에 대해 “구청에 기본적으로 제가 할 수 있는 건 항의서한 정도 보내는 일이 아닐까, 일단 생각했다”며 “조치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작은 보탬이 되고 싶어서 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제가 공개하게 된 것은 구청장님께서 받고 혼자만 읽고 밝혀지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제가 공개적으로 구청장께 이러이러한 내용을 보냈다는 것을 독일 시민사회에 알리고 동참을 이끌어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평화의소녀상 비문 내용이 독일과 일본에 긴장관계를 조성한다는 지적에 김씨는 “이 비문이 문제가 됐다는 것 자체가 소녀상 철거 결정과 모순된다고 생각한다”며 “비문이 문제가 되니까 소녀상을 철거해버려야겠다 결정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거다”라고 규정했다. 이어 “만일 비문이 정말 문제라면 비문에 대해서 문제를 삼고 예를 들면 비문의 철거한다든가 또는 비문의 내용이 문제라면 내용을 수정한다든가 이런 논의가 먼저 되는 게 순서이지 않겠나”라며 “그런데 비문이 문제니 소녀상을 철거하겠다, 이것은 제가 알고 있는 독일 사람들의 논리적인 사고방식이나 역사의식에 있어서 전면적으로 대치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편지가 슈뢰더 전 총리와의 공동명의라는 점에 대해서 김씨는 “제가 저의 남편인 슈뢰더 전 총리와 함께 요청드린다 라고 보냈고 보낸 사람은 제 이름이지만 분명히 제 남편인 슈뢰더 전 총리의 뜻도 함께 담겨져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슈뢰더 전 총리와 신혼여행의 일환으로 나눔의집을 방문했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김씨는 “(슈뢰더 전 총리가)그때 할머니들과 만나고 나서 남몰래 눈물을 흘리기도 했었다”며 “직접 현장을 가서 보니까 그 전쟁의 참혹함 전쟁 중 자행된 여성들 피해, 이런 것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대면하셨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것이 한국 역사에 있어서 어떤 아픔으로 기억됐던 것 같다”며 “그래서 제가 편지를 보내야겠다고 결정했을 때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었다”고 강조했다.

독일이 나치의 어두운 과거가 있어 독일 내 소녀상 철거가 국내에선 남다르게 다가온다는 지적에 김씨는 “미테구청 입장에서는 갑자기 일본 외무상이 거론하고 나오고 하니까 상당히 불편한 심기가 있지 않았겠나”라며 “독일과 일본의 외교적 문제로 비화되는 것 아닐까 이런 부담감도 구청장이 분명히 있었을 것으로 추측해본다”라고 답했다.

앞서 독일 베를린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됐다. 이에 일본 정부측에서는 “지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고 이에 베를린 미테구청은 설치단체인 한국계 시민단체인 ‘코리아 협의회’가 관련 비문 설치를 당국에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철거를 명령했다. 비문에는 과거 일본이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숨겼다는 내용이 담겼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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