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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美제재에 칩도 못만드는데···화웨이 눈물겨운 '신제품 영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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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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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메이트40을 출시한다.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 수급이 막힌 가운데 미리 확보한 칩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해서 내놓는 신제품이다. 점유율 하락을 최소화해서 스마트폰 시장 '빅3'(애플ㆍ삼성ㆍ화웨이) 자리를 지키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메이트40, 기린칩 탑재되는 마지막 제품



화웨이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오는 22일에 메이트40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공개 직후 예약판매에 들어가며 공식 출시일은 오는 30일이다. 이 제품은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기린칩이 탑재되는 마지막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격인 핵심 부품이다. 앞서 지난 8월 리처드 유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올가을 출시 예정인 메이트40이 기린 9000 칩을 탑재한 마지막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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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트40 공개를 예고하는 포스터. 사진 화웨이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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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칩은 화웨이가 설계하고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생산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로 TSMC는 화웨이와의 거래를 끊은 상태다. 최근 미국 상무부는 TSMC가 화웨이에 칩을 공급할 수 있는 라이센스를 내주긴 했지만 16나노(㎚) 이하 칩에 대해선 여전히 금지하고 있다. 사실상 화웨이에 AP 공급을 하지 말란 뜻이다. 최신 스마트폰에는 대부분 7나노 이하 공정으로 만들어진 칩이 들어간다. 기린칩 역시 5나노 공정으로 만들어진다.



칩셋 수량 ‘영끌’해서라도 빅3 자리 지켜야



당초 스마트폰 업계는 메이트40의 연내 출시가 힘들 수도 있다고 전망해왔다. 기린칩 재고가 넉넉지 않은 데다 TSMC에 추가주문까지 제재로 막힌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TSMC는 지난 5월부터 화웨이로부터 신규 주문을 받지 않았으며, 9월 들어선 공급을 완전히 중단했다. TSMC가 화웨이에 생산해준 기린9000 칩은 주문 물량(1500만대)의 절반 정도인 880만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메이트40의 판매가 주로 중국에서만 이뤄질 것이며 공급량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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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자체개발한 AP칩인 기린9000



그럼에도 메이트40 출시를 강행하는 배경은 스마트폰 빅3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다. 지난해 화웨이가 판매한 스마트폰은 2억4000만대다. 삼성전자(2억9510만대)보다는 적고 애플(1억8900만대)보다는 많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월별 보고서(마켓 펄스)에 따르면 지난 8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22%), 화웨이(16%), 애플(12%) 순이었다. 화웨이는 여전히 빅3에 이름을 올리고는 있지만 4월(화웨이 21%ㆍ삼성 20%ㆍ애플12%)에 점유율 1위를 달성한 뒤 미국 제재 영향을 강하게 받으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폰12 출시, ‘애국 소비’로 점유율 확대 저지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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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의 애플스토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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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선보이는 아이폰12 시리즈도 메이트40을 서둘러 출시한 배경으로 꼽힌다. 아이폰12는 애플이 처음으로 내놓는 5G폰이다. 충성도 높은 아이폰 사용자들의 교체수요가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더구나 애플은 외산 폰의 무덤인 중국에서 점유율 기준 5위(8%)를 차지할 정도로 적지 않은 고정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시장은 ‘애국 소비’를 발판으로 한 화웨이가 전체시장의 절반가량인 46%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비보(16%), 오포(16%), 샤오미(10%) 등 중국업체가 잇는 구조다. IT매체인 폰아레나는 “화웨이가 애플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막기 위해 메이트40을 서둘러 출시했다”면서 “IFA에서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공개하던 전례도 깼다“고 분석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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