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볼 수 없어 민주주의 악영향…돌출행동 트럼프 유리"
지난달 19일(현지시간) ABC방송이 진행한 타운홀 행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경쟁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대담방송이 동시간대에 잡힌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방송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미국언론에 따르면 15일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에서 열릴 트럼프 대통령 타운홀 행사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진행될 바이든 후보의 타운홀 행사가 각각 NBC방송과 ABC방송을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문제는 두 후보의 타운홀 행사 방송시각이 오후 8시부터로 같다는 점이다.
비판은 방송 일정을 나중에 발표한 NBC방송과 트럼프 대통령 쪽에 쏠리고 있다.
ABC방송과 바이든 후보 쪽이 지난 11일 먼저 방송시각을 내놓은 상황에서 NBC방송과 트럼프 대통령 쪽이 14일 자신들도 같은 때 방송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맞불'을 놓은 모양새여서다.
애초 15일에 대선토론위원회(CPD) 주관 2차 TV토론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화상토론을 거부해 취소된 점도 비판이 트럼프 대통령 쪽을 향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그가 TV토론을 취소시킨 데 이어 토론을 대체하는 격이 된 타운홀 행사도 어느 한쪽을 선택해 볼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NBC방송 출신 언론인들도 동시방송 비판에 합류했다.
NBC방송 프로그램 '투데이'를 진행했던 방송인 케이티 쿠릭은 이날 트위터에 "타운홀 행사를 같은 시간에 방송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악영향을 준다"면서 "유권자들은 두 후보의 타운홀 행사 방송을 모두 볼 수 있어야 하는 데 다수가 그럴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동시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다"면서 "시청자들이 그의 예측불가능한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NBC방송 디지털 부문 사장을 지낸 비비안 쉴러는 트위터에 "뉴스 언론사는 공중을 위해 봉사해야 하나 NBC방송의 결정은 이와 반대된다"면서 "다른 날이나 시간에 방송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은 NBC방송이 부끄럽다"고 남겼다.
CNN비즈니스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NBC방송은 5일 자신들이 진행한 바이든 후보 타운홀 행사가 오후 8시부터 방송된 것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 타운홀 행사 방송도 같은 시각에 시작하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NBC방송 내부에선 저녁 늦게 TV를 보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 타운홀 행사 방송시간을 오후 8시보다 늦출 경우 바이든 후보 때보다 '잠재시청자'가 많아져 불공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NBC방송 경영진은 ABC방송이 바이든 후보 타운홀 행사 방송을 오후 9시에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ABC방송이 이전 트럼프 대통령 타운홀 방송을 오후 9시에 시작했다는 점에 근거한 예상이었다.
이와 관련해 ABC방송은 애초 2차 TV토론에 맞춰 15일 오후 8시부터 사전분석방송을 내보낼 계획을 했던 터라 해당 시간이 비어있었기 때문에 그 시간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현지시간) NBC방송의 타운홀 행사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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