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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 (화)

이슈 2020 미국 대선

바이든 父子 우크라 커넥션 필사적으로 띄우려는 트럼프 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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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포스트 “스모킹건 담긴 이메일”이라며 공개

소셜미디어 등 객관성 우려하며 차단하자, 트럼프 진영 반발

조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 후보가 부통령 재직시 차남이 일하던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 간부와 만났다는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담긴 이메일이 발견됐다고 미 일간 뉴욕포스트가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조선일보

/뉴욕포스트 홈페이지 뉴욕포스트가 바이든 부자의 우크라이나 커넥션의 결정적 증거라며 입수한 이메일을 공개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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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진영과 공화당은 일제히 수면밑으로 가라앉았던 바이든 부자(父子)의 우크라이나 커넥션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커넥션은 바이든이 부통령으로 재직중 아들이 일하는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에 대한 현지 검찰의 수사를 막으려 우크라이나 정부에 외압을 행사해 이를 관철시켰다는 의혹이다.

대선을 3주 앞두고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지지율 격차를 만회하기 위해 트럼프 진영에서 이를 필사적으로 이슈화하려는 양상이다. 이날 뉴욕포스트는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부리스마의 고위 간부인 바딤 포자스키가 헌터 바이든에게 보냈다는 메일을 공개했다. 포자스키는 2015년 4월 17일에 보낸 메일에서 “친애하는 헌터, 나를 워싱턴 DC로 초청해줘서 당신의 아버지를 만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에 앞서 2014년 5월의 메일에서 포자스키는 “당신의 영향력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한 조언을 구한다”고 말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이메일은 지난해 4월 바이든의 고향인 델라웨어의 한 컴퓨터 수리점에 맡겨진 노트북PC에서 발견됐다. 이 PC에서는 또 헌터 바이든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정체 불명의 여성과 함께 있는 선정적 동영상 등도 나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컴퓨터 수리점 주인에 따르면 당초 “노트북PC가 물에 젖어 손상됐다”며 가져와서 맡긴 손님은 수리비를 내지도 않고, 찾아가지도 않았다고 한다. 주인은 “수리를 맡긴 손님이 헌터 바이든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노트북에는 보 바이든 재단 스티커가 붙어있었다”고 말했다. 보 바이든은 2015년 뇌종양으로 숨진 조 바이든의 맏아들이다.

뉴욕포스트는 이메일 입수 과정에 대해 “수리점 주인이 하드 드라이브를 복사해 트럼프 대통령 측근 중 한 명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의 변호인에게 건넸고, 이후 줄리아니를 통해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노트북PC의 본체는 컴퓨터수리점주인의 신고를받고 연방수사국(FBI)에서 하드 드라이브와 본체를 수거해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포스트 보도를 바이든에 대한 공격에 활용했다. 14일(현지시각) 아이오와주 디모인 유세에서 “바이든은 당장 전세계에서 그의 일가가 해온 가족 사업과 관련된 이메일, 회의, 통화내역 등 일체의 기록을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는 “뉴욕포스트가 졸린(sleepy) 조 바이든과 관련한 거대한 부패의 실체를 드러낸 것을 축하한다. 그는 언제나 부패 정치인이었다”고도 썼다.

실제로 바이든은 부통령이던 2015년 12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때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과 아르세니 야체뉵 총리를 만나서 부리스마의 비리를 수사하던 빅토르 쇼킨 검찰총장을 해임하라고 촉구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0억 달러 차관 제공 계획을 보류할 수 있다고 경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쇼킨 검찰총장은 해임됐다. 트럼프와 공화당 진영은 이 때문에 바이든이 공권력을 활용해 아들의 해외 비즈니스를 도왔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바이든은 “검찰총장의 해임을 요청한 것은 그가 부패한 인물이었기 때문이고, 이는 유럽연합(EU)도 공감하던 상황이었다”며 “아들과 해외 비즈니스 문제로 얘기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 커넥션 의혹을 부인해왔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갑자기 이 같은 보도가 나온 배경에 대한 의혹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특히 주요 소셜미디어들이 객관성 등을 이유로 뉴욕포스트의 보도에 대한 링크를 차단하자 트럼프 진영에서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슬리피 조와 그의 아들과 관련된 스모킹건 보도를 차단했다. 끔찍하다”고 비난했다. AFP통신은 뉴욕포스트 보도에 대해 “바이든 부통령과 우크라이나 사업가의 만남이 언제로 잡혔었는지, 실제 만남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명확한 표시가 없다”고 했다.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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