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진행자와 날선 공방… 코로나 위험성 지적에 "내가 많은 목숨 구해"
바이든, 코로나19 대응 관련 트럼프 공격 "21만명 사망했는데 아무것도 안 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
미국 대선을 19일 남겨둔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각각 개최된 타운홀 미팅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경제 문제 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에서 열린 NBC 타운홀 미팅에서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게 언제인가’라는 진행자 서배너 거스리의 질문에 “잘 모른다. 기억도 못 하겠다”며 “나는 항상 검사를 받는다”고 답했다. 그는 최초 확진 시점에 대해서는 “목요일(1일) 저녁, 어쩌면 1일 늦은 밤에 양성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위험성을 무시했다’ 지적에 대해 초기부터 중국발 여행객 입국 금지 조치를 했다면서 “내가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했다”고 주장했다.
거스리는 대통령이 백인 우월주의를 조장했다고 지적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백인 우월주의를 강하게 비난했다”고 맞섰다.
거스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음모론 극우 집단 ‘큐어넌(QAnon)’ 추종자의 글을 리트윗한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건 리트윗이었다. (내가 아닌) 누군가의 의견이었다. 나는 리트윗을 많이 한다”고 항변했다.
거스리는 “이해할 수 없다. 당신은 대통령이다. 당신은 아무거나 리트윗할 수 있는 누군가의 미친 삼촌이 아니다”라고 일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리트윗을 많이 한다. 언론이 아주 거짓되고 부패했기 때문”이라고 방어했다.
15일 NBC 뉴스 타운홀 미팅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이애미=AP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입원했을 때 의사들이 자신의 폐가 약간 감염됐다고 판정한 사실을 인정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에서 ABC방송과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통제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21만명이 넘는 사람이 숨진 상황인데 그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하고 “아무것도 안 했다(Nothing)”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그는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후보는 아울러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국가 차원에서 모든 국민의 접종을 강제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주(州)와 지방정부 등에 적극적으로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이날 2차 토론에서 맞붙을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이후 해당 토론이 취소되고 각 후보들의 타운홀미팅으로 대체됐다. 두 사람은 22일 마지막 토론에서 맞붙게 된다.
한편, 정치 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지난 1∼14일 진행된 10개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 바이든 후보는 51.7%의 지지율로 트럼프 대통령(42.3%)보다 9.4%포인트 앞섰다. 선거전문매체 ‘538’도 이날 기준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 바이든 후보가 52.4%의 지지율로 트럼프 대통령에 10.5%포인트의 두 자릿수 우위를 보인다고 집계했다. 이 매체는 현재 바이든 후보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87%라고 예측했다.
15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ABC 뉴스 타운홀 행사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필라델피아=AFP연합뉴스 |
하지만 경합주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RCP에 따르면 이번 대선의 6대 경합주로 꼽히는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약 4.9%포인트 앞섰다. 이는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후보에 보였던 우위보다 낮다. RCP에 따르면 2016년 10월 15일 기준 클린턴 후보는 6대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후보보다 5.4%포인트 앞섰다. 민주당으로서는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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