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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없는 버거는 버거가 아니오!" ”그럼?" EU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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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오는 21일 관련 법안 표결... EU 행정부와 합의하면 발효

조선일보

국내 대체육을 사용해 유기농식당 '썬더버드'가 출시한 '언리미트 필리치즈 샌드위치'(왼쪽). 미국 '임파서블 푸드'에서 대체육 패티로 만든 우마미버거의 '임파서블버거'. /썬더버드·우마미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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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유럽에선 고기가 없는 버거를 ‘버거’라고 부르지 못할 수 있다. 유럽의회에서 고기가 들어간 식품에만 ‘버거’라고 칭할 수 있게 하는 법안 표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18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오는 21일 육류를 함유한 식품에 대해서만 관련 명칭을 쓸 수 있게 하는 법안에 대해 표결할 방침이다. 이 법안이 통과해 발효되면 유럽연합(EU) 역내에선 육가공 식품에 대해서만 ‘스테이크’ ‘소시지’ ‘버거’ 등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채소나 식물성 단백질을 사용한 대체육(代替肉)엔 이 같은 명칭들로 부를 수 없다는 얘기다. 법안은 통과 후 유럽의회와 EU 행정부 간 합의를 거치면 효력을 낼 수 있다.

앞서 작년 4월 유럽의회 농업위원회는 소속 의원 90%의 찬성으로 법안을 채택해 정식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 법안은 유럽 축산업계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FT에 따르면 유럽 내 식물성 대체육에 대한 인기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조사 결과 지난 5년간 유럽에서 식물성 대체육 매출은 73% 늘었다. 축산업계는 이 대체육에 ‘버거’ ‘스테이크’ 등 이름이 붙어 소비자들을 혼동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EU 개별국들끼리는 식물성 대체육을 어떻게 부를지를 두고 방침이 엇갈리고 있다. 프랑스는 올해 초 이 대체육에 육류 관련 명칭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반면 작년 네덜란드는 채식 표기를 명기한다는 전제하에 대체육에 육류 관련 명칭을 붙일 수 있도록 허용했다.

FT는 “유럽에서 비건 버거나 소시지는 향후 비건 디스크, 비건 핑거 등으로 바꿔 불러야 할지 모른다”며 “이 법안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임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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