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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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10년 간 최대 4조 달러(약 4500조 원)의 세금을 더 거둬들이겠다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의 증세 공약을 두고 양측이 격렬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세금 인상이 현실화되면 경제가 망가지고 또 다른 불황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바이든 후보는 더 거둬들인 세금으로 재정 지출을 하면 경기회복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트윗을 통해 “기억하라. 바이든은 당신의 세금을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올리려 하고 있다”라며 “이는 당신에게 부담을 줄 것이고 빠르게 회복하는 우리 경제를 망가뜨릴 것”이라고 썼다. 그는 이어 바이든 후보의 증세 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유명 래퍼 ‘50센트’의 기사 사진을 트윗에 걸었다. 50센트는 “바이든이 증세 계획대로 하면 나는 ‘50센트’가 아니라 ‘20센트’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바이든 후보는 대기업과 고소득층을 겨냥한 전방위적인 증세 공약을 내놓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37.0%까지 내려온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은 39.6%로 원상복구하고, 법인세율도 현 21.0%에서 28.0%로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가 도입했던 감세 조치를 원상태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이런 바이든 후보의 계획이 현실화되면 향후 10년 간 추가로 들어오는 세금은 최소 2조4000억 달러, 최대 4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민간기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고소득자와 대기업에서 추가 징수한 세수는 중산층 지원 및 사회간접자본(SOC) 등을 위한 정부 지출에 쓰인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런 바이든 후보의 계획이 경기를 살리기는커녕 일자리와 투자를 줄이는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5일 열린 타운홀 행사에서도 “만약 바이든이 집권해서 세금을 올린다면 지금 들어오고 있는 기업들은 다시 미국을 빠르게 떠날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상황을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보수성향의 싱크탱크인 ‘조세 재단’(Tax Foundation)도 “바이든 후보의 증세 계획은 향후 30년 간 미국의 경제규모를 1.5% 축소시킬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바이든 후보 측은 소득에 따라 세금 정책을 달리해 불평등을 타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는 “연소득 40만 달러(약 4억5000만 원) 이하인 국민들에게는 세금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초점을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맞췄음을 분명히 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대 교수는 “이번 경기침체는 아주 불평등했다”며 “대기업과 고소득층은 침체를 느끼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 역시 “정부지출 확대로 인한 이득이 증세로 인한 부작용보다 크다”면서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고 민주당이 상·하원을 휩쓸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됐을 때보다 4년 뒤 국내총생산(GDP)이 1조 달러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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