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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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눈과 귀가 글로벌 정치·경제환경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미국 대통령 선거로 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역대 사전투표율 기록과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 이에 증권가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신재생에너지가 뜨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전통 인프라 투자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통상 미국 대선은 한국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의 정책 결정권자의 교체는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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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대선 당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에 밀린다는 예상을 깨고 깜짝 승리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소식이 전해지자 코스피는 2.25% 하락했다. 또,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전일 대비 16.40% 오르는 등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인 하루였다.
이처럼 미국 대선 전후로 주가, 환율 등 금융지표의 방향성은 달라진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선 후 정권이 교체된 경우 대선 직전 2개월간 증시가 하락하고 달러 인덱스가 상승한다”며 “대선이 끝나야 안정을 되찾아 가는 방향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미 대선은 4년 전보다 더 많은 변수를 반영하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역대급 사전 투표율을 기록하자 출구 조사만 가지고 승자를 예측하는 것은 최종 결과를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트럼프와 바이든의 지지율 격차는 점차 완화되는 양상으로 지난 23일 토론회 이후 지지율 격차가 더 좁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특히 경합주 내에서 선거인단 수가 가장 많은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의 지지율 변화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이에 증권가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큰 만큼 대선 결과 발표 이후 단기 급등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기부양정책에 대한 기대, 후보 간의 상반된 정책 이슈 등이 투자 심리와 수급을 흔들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올해 미국 대선의 또 다른 변수로는 트럼프의 대선 결과 불복이 꼽힌다. 시장에선 트럼프가 대선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다며 시장 불확실성 확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0년 민주당 앨 고어 후보의 불복이다. 당시 앨 고어 후보의 요구로 플로리다 주에서 재검표를 진행했지만, 연방 대법원의 판단으로 결국 부시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바 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대선을 치른 해를 살펴보면, 10월 고점 이후 연말까지 하향 안정세를 보였지만 2000년 대선 불복이 있던 해엔 월평균 변동성 지수(VIX) 흐름이 연말까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가지수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1990년대 이후 대선이 있던 해 중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를 제외하면 2000년이 유일하게 대선 이후 연말에 주가지수가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먼저 트럼프 재선 성공 시 국내 증시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지지율 조사에서 바이든이 우세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처럼 ‘깜짝 승리’를 거둔다면 국내 증시 변동성도 함께 출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로 인한 글로벌 경기ㆍ교역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중국 IT 기업 제재는 한국 기업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수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선 트럼프 당선 시 IT 기업규제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면서 인터넷업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또 트럼프가 전통 인프라(건설, 철강, 에너지산업 등)에 투자하고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관련 산업의 강세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후보별 성향은 각기 다르지만,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시 공화당의 모든 정책을 자국보호, 재정과 통화를 이용한 경제 확장에 집중해 또 한 번의 강한 미국을 이뤄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미 대선 최종 토론을 하고 있다. 내슈빌/AP뉴시스 |
반대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땐 재정지출 확대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장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 리스크를 완화하면서 안도 랠리를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특히 바이든이 친환경정책 투자 강화 의지를 보이면서 관련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바이든은 4년간 2조 달러를 친환경 정책에 투자하는 한편 파리기후변화 협약에도 재가입하겠다고 밝힌 바가 있다. 이에 국내 증시에선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힘입어 한 차례 급등했던 관련주들이 다시 상승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바이든은 트럼프와 달리 관세를 통한 중국 압박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바이든 당선을 기점으로 관세 관련 리스크를 해소한다면, 미중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불확실성을 완화하면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경민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 당선 시 부의 양극화 문제, 미국인 모두를 위한 헬스케어 정책 등 중도, 포옹주의라는 신정책이 도입되면서 트럼프 집권 시기 소외당했던 산업이 경제 부흥의 축으로 올라설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증권가는 2021년 임기를 시작하는 미국 대통령이라면 누구든지 경기부양책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면서 향후 성장모멘텀이 강해질 수 있는 업종ㆍ종목군으로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을 공통으로 조언했다.
[이투데이/유혜림 기자(wiseforest@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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