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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무너진 코스피, 전문가들 “한국경기 방향성이 12월 수익률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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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코스피 상저하고…상반기까진 달러 강세”

이투데이

12 개월 선행 EPS 상승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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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가 또다시 연출될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은 다소 줄었지만, 한국 경제 곳곳에 드리운 먹구름은 갈수록 짙어져 가고 있다. 미국발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고환율, 경기둔화, 탄핵정국 등 대형 태풍급 대내외 리스크들이 충돌하며 한국증시를 ‘퍼펙트 스톰’(둘 이상의 태풍이 충돌해 그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현상)으로 내몰고 있다.

◇경기둔화·실적전망이 증시 끌어내려 =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12월 들어 51.76포인트(p) 하락하며 2400선(20일 기준 2404.15)을 턱걸이했다. 코스피는 7월부터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연초 이후 국내 증시를 이끌어왔던 외국인 수급은 7월 중순을 기점으로 이탈하고 있다. 12월에도 약 3조 원어치 팔아치우며 5개월 연속 순매도를 나타냈다. 시장전문가들은 몸집이 큰 코뿔소(시장에서 눈에 띄는 큰 흐름) 뒤에 숨은 사람(외국인 투자자)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평소에 이들을 경계하지 않으면 뒤에서 화살(예상치 못한 시점에 외인이 취하는 행동)을 쐈을 때 피하기 쉽지 않아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 디스카운트 요인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수급 외면”이라며 “외국인 수급 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선결조건으로 환율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기존 정치적 불확실성과 매파적이었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지속, 미국 마이크론의 실망스러운 가이던스로 반도체 업종 위주로 낙폭이 더해지면서 지수 하락폭을 확대했다”고 봤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당선 이후 불확실성도 있고 내년 경기 둔화와 기업실적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월 국내 주식의 수익률은 한국 경기의 방향성이 결정한다고 본다”며 “국내 경기와 실적 전망이 하향된 점이 증시 약세의 요인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2300~2800…상저하고 양상 전망 = 내년 한국증시는 대체로 상저하고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물가와 외국인 수급 등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영훈 센터장은 “내년 코스피 밴드는 2300~2800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경기가 올라오면서 한국 실적 궤적은 연착륙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코스피 밴드는 2250~2850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시중 금리 및 수입 물가 상승 우려, 관세 시행 가능성, 기업이익 추정치 하향 등으로 연초 및 1분기 코스피 약세 흐름이 지속하고 전환 국면은 1분기 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기업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마무리되기 시작하고 미국 감세 효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2분기부터 주가 반등 기회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동원 본부장은 내년 코스피 밴드를 2300~2800으로 예측했다. 그는 “원래는 2024년 실적장세 마무리 후 하락장(역금융장세)가 올 차례이지만, 이번엔 ‘버블장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긴축 대신 완화가 있기 때문이다”라며 “2025년 중후반부터는 물가지표에 촉각을 세울 필요가 있다. ‘고물가 시대’에 하락장은 긴축이 시작될 때 찾아온다”고 말했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코스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법 및 세제 개편 여부 등과 이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 유입 여부 등으로 내년은 이러한 재료들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여 코스피는 세계 증시 내에서 양호한 상승률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당분간 좀 더 어려운 국면으로 갈 것 같다”라면서도 “어디까지 떨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상당히 저평가된 구간까지 간 것은 맞다. 주가가 한두 번 더 떨어지더라도 어느 정도 레벨까지 회복은 언제든지 빠르게 나올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상반기까진 달러 강세 = 1450원대를 돌파한 원·달러 환율은 최소 상반기까지는 달러강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수홍 센터장은 “단기적으로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신정부 아래 재정 및 경기부양 기대 가능성에 따른 강달러 전망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상반기까지 원·달러 환율은 1400원 부근에서 횡보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원·달러 환율 평균은 1360원, 하단과 상단은 각각 1320원, 1450원으로 전망했다.

이진우 센터장은 “현재의 환율 레벨은 대내외 정치 불확실성 및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인 스탠스가 모두 반영된 수준”이라며 “현재 고환율에 대한 경계감이 크지만 트럼프 취임을 제외하면 추가 상승 재료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충분히 선반영됐다고 판단해 내년 원·달러 상고하저를 전망한다”고 했다.

김동원 본부장은 “원·달러 환율 1440원은 2022년 원·달러 환율의 고점 수준”이라며 “이번 계엄 사태 직후에도 1440~1450원 레벨이 저항 구간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이어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 예상보다 빠른 연준의 완화 축소, 한국은행의 인하 확대로 환율 상하단 상향 영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투데이/권태성 기자 (tskw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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