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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주호영 몸수색' 온종일 갑론을박…野 "노골적 모욕" 靑 "원칙대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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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논평 등으로 수차례 반발…"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사과하라"

민주당·박병석 국회의장도 '당혹'…野 "전두환 때도 안 이랬다" 격앙

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주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앞두고 사전환담에 참석하려다 의장실 앞에서 몸수색을 요구 받은 것에 대해 청와대 경호처 관계자가 사과하기 위해 찾아오자 항의하고 있다. 2020.10.2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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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청와대 대통령 경호처 직원으로터 몸수색을 받은 것을 둘러싸고 정치권은 온종일 갑론을박을 이어갔다. 이 문제가 여야 간 공방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주 원내대표는 28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사전 환담 자리에 참석하려던 과정에서 대통령 경호처 직원에게 신원확인을 요구와 함께 신체 수색을 받았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고, 환담 장소인 국회의장실 앞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라임·옵티머스 특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데 항의하며 환담에 불참했다. 이로써 사전 환담은 야당 지도부 없이 이뤄졌다.

◇국민의힘 즉시 격앙…주호영 "야당 원내대표를 수색 대상으로 봤다"

일이 벌어진 후 주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은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같은 몸수색을 받지 않을 것으로 확인된 데다, 야당 원내대표의 접근을 의도적으로 막은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며 반발했다.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것을 모르는 분이 있느냐"라며 "강력히 유감을 표명하고, 청와대의 공식적인 사과와 해명을 요구한다"라고 항의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긴급논평을 통해 "국회의사당 내에서 야당 원내대표의 신체 수색을 함부로 하는 것은 의회에 대한 노골적 모욕"이라고 했다.

이후 이어진 의원총회에서도 정진석 의원이 "국회 사무총장을 해봐서 잘 아는데, 대통령이 국회에 올 때 국회의장과 각당 대표와 간단히 티타임을 가진다"라며 "그때 수색하고 제지를 한 전례가 없고, 전두환 때도 이렇게 안 했다"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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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0.2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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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인 주 원내대표는 "(논란) 직후 경호부장이 와서 직원의 실수였다고 사과했지만 실수가 있을 수 없다"라며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한 것은 국회의원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것인데 접근을 막은 것도 황당하고, 야당 원내대표 접근을 금지하고 수색 대상으로 본 것도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바로 이틀 전인 26일 주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지난 7월 질의한 10가지 현안에 대해 답해달라'고 요청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불편한 심기를 더욱 드러냈다. 신체 수색이 의도된 것이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에게 드린 10가지 질문에 답을 강하게 요구할 상황이었는데, 실수인지 (간담회장) 입장을 막기 위해 의도된 것인지는 더 챙겨봐야겠다"고 말했다.

최 원내대변인도 "청와대 경호처는 며칠 전부터 누가 참석하는지 동선까지 다 파악한다"며 "국회 내에서 만나기로 예정된 사람이 신체 검색을 당하는 일은 청와대 의전상 절대 있을 수 없고, 의도된 도발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박병석 의장 '당혹'…"김태년도 본인확인 받았다" 진화

민주당도 시정연설 직전 터진 이 일의 진위 파악에 혼선을 드러내며 적잖게 당황하는 분위기였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취재진에게 자신은 검색을 당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야당 원내대표에게만 몸 수색을 하려 했다는 의혹이 커졌다.

이후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확인한 결과 김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가 검색을 당한 장소가 환담장이 아닌 '본회의장'이었던 것으로 착각해 잘못 답했으며, 환담장에서는 신원 및 비표 여부 등을 확인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원내대표실은 공지를 통해 "사전환담장소 입장시 청와대 경호처는 김 원내대표에 대한 신원확인(본인 여부, 비표 수령 여부)을 진행했다"고 알렸다.

박병석 국회의장도 주 원내대표에게 사과하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고 박 의장과 만난 뒤 "박 의장이 위로했다"며 "(대통령) 경호처에서 한 일이지만 국회 안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의장이 죄송하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다른 여권 인사들은 몸수색을 받지 않았다고 박 의장이 확인했다"며 "박 의장은 경위를 철저히 밝혀서 책임질 만한 일이 있으면 책임을 묻겠다고 대통령 비서실장에 요청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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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박병석 국회의장 및 여야지도부 등과 환담하고 있다. 2020.10.2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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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경호처 "원칙대로 한 것…현장 요원 융통성 발휘 못한 건 아쉬워"

청와대는 주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과의 환담이 이미 시작된 후 장소에 도착해서 원칙상 수색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을 내놨다.

대통령 경호처는 당일 입장문을 내고 '원칙대로 한 것'이라면서도 "현장 경호 검색요원이 융통성을 발휘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정당 원내대표가 원칙상으로는 검색 면제 대상이 아니지만 관례적으로 검색을 면제해왔을 뿐이고, 주 원내대표가 마지막에 홀로 환담장에 도착해 검색요원이 지침에 따라 스캐너로 상의를 검색했다고 설명했다.

이복우 국회 공보기획관은 "중요한 건 주 원내대표가 환담이 시작하고 문이 닫힌 다음에 왔다는 것"이라며 "행사 전에 참석인원을 확인하는 사람과 행사 시작 후 밖에서 대기하는 사람은 달라서 실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일이 정부가 야당을 대하는 태도를 전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거듭 반발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니 주 원내대표가 입장할 때 국회의장실 옆 접견장 입구는 철저히 통제돼 있어서 전혀 혼잡스러운 상황도 아니었다"며 "이미 며칠 전부터 청와대 경호팀이 접견장을 확인하고 참석자를 재확인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제1야당 대표가 스스로 누군지 밝혔는데도 검색봉과 손으로 원내대표의 신체를 앞뒤로 수색했다"며 "여당 원내대표는 수색하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민과 함께 드리는 10가지 질문에 100일이 지나도록 답하지 않고, 또 다시 10가지 질문을 며칠 전 최재성 정무수석을 통해 전했지만 돌아온 것은 신체수색이었다"며 "대한민국 의회의 수치이고 청와대의 노골적 모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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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에서 청와대 경호처 직원의 몸수색에 대해 박병석 의장과 면담한 뒤 의장실을 나서고 있다. 2020.10.2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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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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