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MB 수사 했던 부장검사 강력 비판
이복현 대전지검 형사 3 부장은 29일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려 봅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어제 저희 청 여성아동범죄 조사부 수석 검사가 법무부 감찰관실로 파견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장관께서 지시하신 사안이 있으시니 아마 그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도대체 규정을 아무리 읽어 봐도 ‘합동감찰’이 뭔지 모르겠다”며 “왜 굳이 일선 청 성폭력 전담검사를 사전에 소속 청과 상의도 하지 않고 억지로 법무부로 데려가서 힘들게 사서들 고생하시라고 하는지 의문이 크다”고 했다.
◇ “ 대검 형사부장이 검사에 전화, 차라리 대검이 직접 감찰하라”
그는 이 과정에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이 개입했다고 했다. 이 부장검사는 “들어보니,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이 해당 검사에게 하루 전 미리 전화를 걸었다고 하더라”며 “대검 형사부장께서 법무부 감찰담당관님이랑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고 해도 인사 관련 사안을 그런 식으로 다룬다는 것은 마치 '박근혜 정부의 최모씨 인사 농단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은 법무부 박은정 감찰 담당관의 남편이다. 그는 “박근혜 정부 때도 ‘다 잘해 보려고 그런 것’이라고 핑계는 댔다”고 했다.
이 부장검사는 이 과정이 정작 대검 인사담당자는 ‘패싱’한채 이뤄졌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웃긴 건, 검사 보내라고 법무부 요청과 지시가 있어 경위 파악을 위해서 대검에 알아보려고 애써보니 막상 대검에서 인사업무를 담당하는 과장께서는 모르고 계셨다”며 “대검 지휘부 보고는 인사와 무관한 형사부장께서 알아서 잘하셨을지 어떨지 궁금증이 절로 난다”고 했다.
그는 “법무부 탈검찰화 한다고 애쓴 게 몇 년째인데, 굳이 일선에서 고생하며 형사사건 처리하는 검사 법무부로 빼가면서까지 끙끙들 하시느니 의욕과 능력이 넘치시는 분들이 많은 대검 감찰본부께 그냥 확 맡기시는 게 어떨까 싶다”고 썼다. 대검 감찰본부는 우리법연구회 출신 한동수 본부장이 수장을 맡고 있다.
이 부장검사는 “할 말은 차고 넘치는데 형사부 월말 사건 처리는 밀려오고, 마침 오늘 예전 관여했던 고위공직자 뇌물 사건이 확정돼 집행 조치도 정리해야 해서 이 정도로 줄이겠다”고 글을 마쳤다.
◇검찰 내부, “감찰 대응부서에서 감찰인사 관여..문제 커”
이 부장은 2018년 3월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조사할 때 수사지원검사로 참여햇다. 2016년 말 박영수 특검팀에 파견돼 ‘문화계 블랙리스트’등 국정농단 주요 수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삼성그룹 불법합병 및 회계부정 의혹의 수사 및 기소를 총괄했으며 이 사건 재판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부장검사가 밝힌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과 일선 검사의 통화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도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법무부가 감찰하는 것은 서울중앙지검의 옵티머스 수사인데, 그 감찰에 대응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대검 형사부장이 감찰관 인사를 추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또한 “대검 담당 과장도 모르는 인사 관련 정보를 이종근 부장이 알고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법무부의)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할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본지는 이에 대한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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