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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미 대선개표 왜 늦나…우편투표 등 주마다 선거제 다르고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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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 시각) 치러진 미국 대선 결과 발표가 지연되는 것은 복잡한 선거 제도 탓이 크다. 우선 미국 대선은 총 득표 수를 계산해서 승자를 정하는 직접선거가 아니라, 어느 주(州)에서 승리한 사람이 그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해서 최종 결과를 정하는 간접선거로 치러진다. 또 50주가 제각기 투표 일정과 개표 방식을 정하기 때문에, 투표 시작부터 개표 종료까지 걸리는 시간이 주마다 다르다. 코로나 대유행 와중에 선거가 치러진 올해는 우편투표 증가가 개표를 더욱 지연시켰다. 우편투표는 개표 요원들이 일일이 봉투를 뜯어 우편투표 용지를 꺼내고 유권자 서명 등이 제대로 됐는지 대조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현장 투표보다 개표에 시간이 걸린다.

대선 결과를 좌우하는 ‘러스트 벨트(북동부 쇠락한 공업 지역)’에 속하는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주의 개표가 지연된 것도 우편투표 때문이었다. 위스콘신과 펜실베이니아는 선거 당일 이전에는 우편투표를 개봉하고 스캔하는 등의 기본 작업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또 밀워키 같은 위스콘신주의 대도시들은 우편투표 용지를 모두 중앙 개표소 한곳으로 수거해서 개표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현장 투표가 먼저 개표됐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우편투표 개표가 뒤로 미뤄지면서, 트럼프가 앞서나가는 상황에도 최종 승자를 단언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경합주 중 한 곳인 노스캐롤라이나도 95% 개표 상황에서 트럼프(50.1%)가 바이든(48.7%)보다 1.4%포인트 앞서고 있는데도 트럼프의 승리를 선언하지 못했다. 오는 12일까지 도착하는 우편투표 용지는 모두 유효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선거 당일 소인이 찍혀있기만 하면 개표에 포함해야 하므로, 승자가 결정되더라도 완전한 득표 수 차이를 확인하는 것은 12일 이후가 될 수밖에 없다.

초박빙 상황이 벌어진 조지아도 91% 개표 상황에 트럼프(50.6%)가 바이든(48.1%)보다 2.5%포인트 앞섰지만 결론을 쉽게 내지 못했다. 트럼프 지지층이 많은 시골 지역의 현장 투표는 일찌감치 개표된 반면, 바이든 지지층이 많은 대도시 애틀랜타 주변과 우편투표 개표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애틀랜타 풀턴카운티의 부재자투표 전체를 개표하는 장소인 애틀랜타 스테이트팜 아레나의 수도관이 선거 당일 터지는 바람에 개표는 더욱 늦어졌다. 애틀랜타 동부 그위넷 카운티에서는 8만명의 우편투표를 집계해야 하는 개표 소프트웨어가 고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48주는 해당 주의 총 득표 수에서 승리한 사람이 그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 독식’ 제도를 취하고 있지만,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는 그와 달라 계산이 더 복잡하다. 메인주는 4명, 네브래스카주는 선거인단 5명을 선거구별로 나눠 갖게 돼있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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