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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틱톡의 새 주인 찾기

매각설도 나왔던 넥슨에 왜? 디즈니·틱톡 이끈 이 남자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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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를 ‘미래 성장엔진’으로 장착하려는 게임사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체 상태인 국내 게임시장을 벗어나 글로벌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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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의 사외이사로 내정된 케빈 메이어는 월트디즈니컴퍼니 최고전략책임자, 틱톡 최고경영자를 지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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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넥슨은 신임 사외이사에 케빈 메이어를 내정했다. 내년 3월 이사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월트디즈니 최고 전략책임자(CSO)로 일했던 메이어는 2018년부터는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부인 D2CI(Direct to Consumer and International)를 맡아 디즈니플러스, ESPN플러스, 훌루(Hulu) 등 신규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러다 지난 6월 동영상 공유플랫폼 틱톡(Tiktok)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겨 화제가 됐으나 미중 갈등 영향으로 8월 말 사임했다. 이날 케빈 메이어는 “넥슨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가상세계 기반 엔터테인먼트 분야 글로벌 리더”라며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창업자인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회장의 매각 추진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낸 넥슨은 매각 무산 이후 올해 초부터 전열을 재정비했다. 현재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자금 확보 및 공격적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던전앤파이터 개발사인 자회사 네오플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1조 4961억원을 차입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를 2조2073억원까지 늘렸다. 넥슨 본사는 지난 6월 이 자금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금은 15억 달러(당시 1조 8375억원)였으며 투자 기업은 "훌륭한 경영진이 이끄는, 강력한 엔터테인먼트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회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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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개발했거나 서비스 중인 게임. [사진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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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넥슨은 지난 8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해당 자금의 50%가량을 이미 투자했다고 밝혔다. 회사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오웬 마호니 넥슨(일본법인) 대표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영화, 음악 등을 들려주는 한 방향에서 상호작용을 하는 양방향(interactive)으로 전환 중”이라며 “우리는 이미 세계적인 IP 보유 기업이지만 한편으로는 미래에 또 다른 승자가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케빈 메이어 영입은 넥슨의 이 같은 글로벌 양방향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향한 진격은 넥슨뿐만이 아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5일 전 세계 K팝 팬들을 위한 앱 ‘유니버스’를 내년 초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온·오프라인 팬덤 활동을 모바일에서 즐기는 플랫폼이다. 김택진 대표는 지난달 27일 국민의힘 미래산업일자리특위와 가진 정책간담회에서 “게임산업은 디지털 액터(Actor·배우)를 만드는 산업”이라며 “앞으로 미래 문화 콘텐트는 디지털 액터 기술에 의해 쌓아 올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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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이 출신한 소셜게임 BTS유니버스 이미지. [사진 넷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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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2014억원을 투자한 넷마블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적극 공략 중이다. 지난해 6월 방탄소년단 매니저 게임 ‘BTS 월드(개발사 테이크원컴퍼니)’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데 이어 지난 9월 소셜 게임 ‘BTS 유니버스 스토리(개발사 넷마블몬스터)’를 선보였다. ‘BTS 유니버스 스토리’는 사전 다운로드 4시간 만에 한국·일본·대만 앱스토어 인기순위 1위에 올랐다. 크로스파이어로 잘 알려진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8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특화된 AI 센터를 설립했다. 인간처럼 감정을 표현하고 행동하며 상대와 공감하는 AI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목적이다.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규모 장기 투자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글로벌 런칭이 필수인 속성까지,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는 '흥행산업'이라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며 “게임회사가 엔터테인먼트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엔 중국이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 발급 건수를 줄이는 등 시장 여건이 달라지고 있는 만큼 국내 게임사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간 결합은 한층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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