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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차기 WTO 사무총장 선출

아사히 "트럼프 불복에 유명희 진퇴양난…韓 비난 휩싸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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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낙선 확실해진 유명희, 패배 선언 못해 고심"

美, 일본·유럽이 지지한 나이지리아 후보 거부

"차기 WTO 총장 선출 지연되면 韓 비난 가능성"

이데일리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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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불복 후폭풍이 한국 정부에까지 미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미국 지지를 등에 업은 한국 후보가 명예로운 퇴진을 선언할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17일 아사히신문은 “낙선이 확실시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패배 선언’을 하지 못해 한국 정부가 대응을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 본부장의 경쟁상대인 나이지리아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트럼프 정부가 반대하고 있어, 한국 정부가 이를 무시한 채 퇴진 결정을 쉽사리 내리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WTO 운영에 번번이 딴죽을 걸어왔다. 중국 등 비교적 ‘잘 사는 나라’가 개발도상국 특혜를 받는데도 WTO가 이를 제어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진행된 사무총장 선거에서도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일본과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다수 표를 받은 응고지 후보를 지지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를 두고 아사히신문은 “미국이 반대한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나이지리아는 중국으로부터 고액의 투자를 받았다”며 “중국의 영향력이 WTO에서 강해지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의 딜레마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를 선언한 이후에도 이어졌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대선 승리 연설을 한 지 이틀만인 지난 9일(현지시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담했다. 회담에서 이들은 “WTO 사무총장 선출과 관련한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 외교 소식통은 “문재인 정부가 패배 선언을 할 타이밍을 모색했지만,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정부의 강한 대응에 (타이밍을 잡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가 응고지 후보를 거부하면서 차기 사무총장 선출 절차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9일 열린 일반이사회 회의에서 최종 사무총장 후보가 추대돼야 했다. 하지만 WTO 사무국에 따르면 차기 사무총장을 선출하기 위한 회의는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된다.

아사히신문은 “WTO 정상을 선출할 수 없는 상황이 장기화하면 비판의 화살은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을 향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유 본부장이 빨리 사퇴를 선언하지 않으면 사무총장 자리가 오래 비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모든 회원국이 동의해야 사무총장을 선출할 수 있기 때문에 유 본부장이 사퇴 선언을 해도 사무총장이 오랜 기간 공석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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