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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2020 미국 대선

트럼프 "바이든 정권인수 협조하라" 16일만에 백기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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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위터로 "총무청, 할 일 하라 지시"

총무청, "인수·인계 준비됐다" 서한 통보

트럼프 행정부 차원 대선 패배 첫 인정

조지아·미시간 바이든 승리 공인 영향

바이든, 파우치 등 코로나 논의 가능해져

중앙일보

22일 버지니아주에서 골프를 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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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를 확정 지은 지 16일 만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인 측이 정권 인수를 위한 절차를 시작할 수 있도록 협조하라고 연방 총무청(GSA)과 백악관 등에 지시했다.

이로써 바이든 당선인은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 등 트럼프 행정부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팀과 협의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CNN은 에밀리 머피 GSA 청장이 바이든 당선인에게 서한을 보내 '트럼프 행정부는 정식으로 인수·인계 절차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 서한은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의 대선 승리를 인정하는 첫 번째 조치가 된다. 바이든이 지난 7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승리하면서 선거인단 20명을 보태며 대선 승리를 확정 지은 지 16일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께 올린 트위터에서 "GSA의 에밀리 머피의 헌신과 나라에 대한 충성심에 감사한다"면서 "우리나라의 최대 이익을 위해 에밀리와 그 팀이 원래 프로토콜에 맞게 해야 할 일을 하라고 권고한다"고 말했다. "내 팀에게도 그렇게 얘기했다"면서 바이든 팀에 협조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힌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트윗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좋은 싸움을 할 것이다.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해 여전히 승복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권 인수·인계를 인정한다는 것은 사실상 승복으로 풀이하고 있다. CNN에 출연한 한 전문가는 "정식 승복은 아니지만, 어쩌면 우리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볼 수 있는 승복에 최대한 가까이 간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CNN이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머피 청장은 백악관으로부터 정권 인수·인계를 연기하라는 압력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서한에서 "나는 주어진 법률과 팩트를 기반으로 독립적 판단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고, 나는 직접적으로도 간접적으로도 백악관과 GSA를 포함해 행정부에서 일하는 어떤 관료로부터도 내 결정의 시점과 내용에 대해 압력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내 결정을 미루라는 어떤 지시도 받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고 했다.

GSA가 승리를 공식 '승인(ascertainment)' 해야 새로 들어서는 행정부는 정권 인수·인계를 공식적으로 할 수 있다. 그동안 머피 청장이 승인을 미뤄 바이든 측이 정권 인수·인계를 시작하지 못했다.

이로써 바이든 팀은 현 정부기관 관계자들과 협력할 수 있게 됐고, 인수·인계에 들어가는 수백만 달러의 정부 자금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머피 청장의 결정이 나온 이 날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해 온 미시간주가 바이든의 승리를 공식 승인했다. 앞서 지난 20일 조지아주가 재검표 끝에 바이든의 승리로 선거 결과를 공식 승인했다. 펜실베이니아주도 곧 선거 결과를 승인할 예정이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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